정경두 국방부장관 (사진=이한형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1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지적을 적극 반박하는 등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정 장관은 이날 의원들의 질문이 과하다고 판단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군을 폄하하지 말라"고 하는 등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국방위에서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줄줄이 훈련들을 취소하거나 축소함으로써 작년에 불용예산으로 발생한 게 35억8000만원"이라며 "훈련하라고 준 돈으로 훈련은 하지 않고, 훈련과 관계없는 곳에 써 버리고, 또 하지 않은 훈련 준비 등에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장관은 "조금 전에 의원님께서 북한의 눈치를 보기 위해서 훈련연습을 안 했다고 말씀하시는 데, 왜 자꾸 그렇게 항상 얘기하시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이 다시 "장관님은 부인하시지만 우리 군인들은 전부 다 안다"고 했고 이에 정 장관도 지지 않고 "훈련을 정상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제가 몇 번에 걸쳐서 말씀드리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 역시 "북한 눈치를 보느라고 훈련은 축소·취소하고 또 목적에 맞지 않았다"고 재차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이에 "더 강한 훈련, 더 강한 연습, 더 확실하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그런 태세를 갖출 수 있는 훈련·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지 않냐"고 되받았다.
이어 이 의원이 "그 말씀에 대한 평가는 제가 국민들한테 맡기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정 장관은 "합참의장 이후에 지금까지 한 번도 교육훈련을 등한시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제 발언록을 보라"고 대응했다.
이어진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현안 질의에서는 고성까지 오갔다.
이 의원은 먼저 "한미는 연합훈련을 지금 없애고 축소하고 그랬는데 전에 하던 것을 다 잘하고 있다고 하면 그런 궤변을 누가 믿어주나? 훈련을 안 하는, 병력동원 안하는 훈련이 제대로 된 훈련이라고 강변할 수 있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장관은 "훈련 계획하고 참관해 보셨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나도 엄청난 연구를 한다"며 "그따위 소리를 장관이 어떻게 질의하는 의원한테 하냐"고 소리를 질렀다.
정 장관도 지지 않고 "왜 아무리 아니라고 얘기를 해도, 왜 믿지를 않으시냐"고 반문했고 이 의원은 "훈련참관을 안 해보면 다 모르는 것으로 간주하나, 전문가가 아니라 그렇게 폄하하고 멋대로 해도 되는 것인가"고 윽박질렀다.
정 장관은 그러나 "우리 군을 폄하하지 마십시오", "제발 우리 군을 폄하하지 마십시오"라고 거듭 큰 목소리로 맞받아쳤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정 장관과 이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자 "차분한 가운데 질의응답을 하라"며 양측을 자제시켰다.
회의 중간에 정 장관의 답변 태도에 대한 야당 의원들이 유감을 표명했지만, 정 장관은 사과하는 과정에서도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군을 폄하하지 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