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스라엘과 FTA를 맺은 첫 아시아 국가가 됐다.
특히 하이테크 원천기술을 많이 확보해 세계 최고수준의 혁신국가로 꼽히는 이스라엘과 FTA를 맺음으로써 일본 수출규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잠재적 수입 다변화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은 2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양국 간 FT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양국은 2016년 5월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래, 약 3년간 6차례의 공식협상을 거쳤다.
유명희 본부장은 "원천기술 보유국인 이스라엘과 상생형 산업기술 협력증진이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생산기술 선진화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수입액 중 99.9%에 해당하는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며 이스라엘은 우리나라로부터 수입액 100%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는 등 양국은 높은 수준의 시장접근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 1위 수출품인 자동차(현 관세 7%)와 4위 수출품인 자동차부품(관세 6~12%), 관심품목인 섬유(6%), 화장품(12%) 등은 FTA 발효 즉시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한-이스라엘 FTA는 이후 법률검토, 가서명, 국회 비준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께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18번째 FTA로, 현 정부 들어 네 번째로 FTA 협상을 마무리하는 성과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이스라엘과 FTA를 체결하는 최초의 아시아 국가로서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에 앞서 이스라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중동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FTA를 맺게 된다.
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이스라엘이 1967년 이후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요르단강 서안 등)에 대해서는 특혜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양국 교역현황은 27억2천만 달러(수출 14억5천만 달러·수입 12억7천만 달러)이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 측면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국가로서, 한국의 제조업 기반과 이스라엘의 첨단기술이 협력해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보통신기술(ICT), 항공우주 등 미래 산업기술 협력을 위해 한-이스라엘 산업기술연구개발기금(KOR-IL 펀드)을 연간 20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로 두배 늘리기로 했다.
창업·스타트업에 강점이 있는 이스라엘과 협력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혁신적 통상모델'을 지향한다.
특히 소재·부품·장비 협력과 관련, 한국 생산기술연구원과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간 양해각서를 체결해 기업들의 소재 등 공급선 다변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세계 5대 기초과학연구소로 반도체·전자·통신·화학과 정밀화학 등 원천기술에 뛰어나고, 기술사업화 경험도 풍부해 중장기적으로 일본 수출규제에 맞서 대안 수입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