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김포공항 국제선 일본항공 탑승 수속 카운터의 한산한 모습. 이한형 기자
경제 보복에 대응하는 'NO 일본' 불매운동이 계속되면서 수요가 급감한 일본 노선에 항공사들이 본격적인 손질에 나섰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여객 항공사들은 일본행 노선을 일부 중단‧감편해 운영 중이거나 관련 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대한항공은 일본으로 향하는 23개 노선 가운데 7개에 대해 중단 조치를 했다.
다음 달 3일부터 부산~삿포로, 16일부터 부산~오사카, 오는 11월부터 제주~나리타‧오사카 노선을 운휴하고 다음 달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인천~고마츠‧가고시마, 다음 달 29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인천~아사히카와 노선도 쉬어가기로 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3일부터 부산~오키나와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이스타항공도 인천~오키나와 등 4개, 티웨이항공은 대구~삿포로 등 11개, 에어서울은 인천~도야마 등 4개 노선에서 항공편을 중단 또는 운휴 조치했다.
'체중 감량'도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인천~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오는 10월 26일까지 좌석 수가 적은 기종으로 바꿔 운항하다가 이튿날부터 11월 16일까지는 주 운항 횟수를 21회로 감편한다.
인천~오키나와 노선도 주 7회에서 4회로, 부산~나리타‧후쿠오카 노선도 주 14회에서 7회로 9월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몸집을 줄여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오사카‧오키나와‧후쿠오카 노선의 항공기를 좌석 수가 적은 곳으로 줄여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인천~도쿄‧나고야 등 9개 노선을, 진에어 부산~오사카 등 9개 전 노선을, 에어부산은 부산~후쿠오카 등 10개 전 노선을 감편 운항한다.
항공사들이 향하는 대안처는 우선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월 27일부터 인천에서 필리핀 클락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9일부터 인천에서 몽골 울란바토르로 향하는 신규 취항에 들어섰다.
제주항공은 지난 21일부터 무안에서 중국 옌지 구간을, 다음 달 17일부터 대구에서 필리핀 세부 구간을, 티웨이항공은 다음 달 6일과 12일에 각각 부산~가오슝‧타이중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각각 다음 달 20일부터 김해~타이베이, 오는 10월부터 인천~다낭 노선에 무게를 두고 증편 계획을 세웠다.
진에어는 국내선과 중국에, 이스타항공은 동남아에 노선을 확대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다만 당초 가장 '무난한 대체지'로 고려됐던 중국과 홍콩이 각각 신규 취향에 제동이 걸리거나 송환법 반대 시위로 불안한 정세에 놓인 것이 또 다른 변수로 지적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우선은 국내부터 대만, 동남아에 항공기 증편이나 신규 취항을 고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 대양주 노선으로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일본 노선 주간 항공운송 실적'에 따르면, 8월 첫주 일본 노선 탑승률은 7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p 줄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본 노선 감편과 여행객 감소 추이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항공 여객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