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폴크스바겐·아우디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법원이 소비자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수입사·제조사들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이동연 부장판사)는 23일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차주 등이 폴크스바겐그룹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사측이 원고들에게 차량 당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른바 '폴크스바겐 사태'는 2015년 폴크스바겐그룹 등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처리 장치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것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이들은 기준치의 최대 40배가 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대신 연비·성능 등이 향상된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국내 차주들은 2015년 9월부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적극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저버렸고, 위법 행위의 강도도 센데다가 리콜 또한 미국과 달리 여론에 떠밀려 했다"며 "이번 차량 관련 부정 이슈는 일반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정신적인 손해를 입혔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인증이 위법하다는 것을 알면 차량 매수를 주저하거나 재고할 수도 있었을 테니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인증의 적법성 여부가 차량 선택에 영향을 끼치거나, 매매 계약을 취소할 정도로 불법 행위가 심각하지 않다며 소비자들의 재산적 손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동차가 인증을 적법하게 받지 않았더라도 성능 면은 양측이 다투지 않고 있다"며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인증 기준으로 삼은 것은 품질 보장이 아닌 환경 보호가 목적이고, 소비자들이 이를 구매 요소로 삼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1심 판결은 2015년 11월 인증 취소를 기점으로 그 이전에 차량을 소유·리스한 원고 모두에게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