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양현석(49)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횡령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미국 정부 측에 요청하는 등 국제 공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경찰청은 최근 미국 재무부를 포함한 정부당국에 YG 미국법인(YG ENTERTAINMENT USA)의 계좌 자료를 넘겨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양 전 대표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도박 자금에 미국 현지 법인의 회삿돈을 끌어다썼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YG USA는 연매출이 2000만원에 불과한 소규모 법인이다. 하지만 그 밑의 자회사가 자본금 0원으로 한해 22억원의 매출을 내고 23억원을 지출하는 등 기형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양 전 대표를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YG USA 자금이 도박판에 흘러간 것으로 확인될 경우 횡령 혐의 수사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금 흐름을 살펴보다가 횡령 의혹이 있으면 별건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이 양 전 대표와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상습도박 혐의를 포착하는 데에도 이번에 국제 공조를 요청한 미국 재무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재무부가 두 사람이 라스베이거스 MGM 호텔 카지노에서 거액으로 칩을 거래하면서도 국내에서 돈을 송금받은 내역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겨 한국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에 통보한 것이다.
경찰이 미국 재무부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는 양 전 대표와 승리가 MGM 호텔 카지노에서 자신들의 여권으로 신원 조회를 거친 뒤, 거액의 칩을 사고 판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 받은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사진=연합뉴스)
양 전 대표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한번에 6000만~7000만원을 주고 11차례에 걸쳐 칩을 바꿨고, 승리도 같은 호텔 카지노에 4번을 방문해 20억원을 판돈으로 썼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양 전 대표와 승리가 무등록 외국환 거래, 일명 '환치기'를 이용한 정황도 파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양 전 대표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리고,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YG 사옥을 압수수색해 자금 입출금내역 등 회계 자료를 확보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현재 양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서울 한 고급식당에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불러 외국인 재력가들에게 성접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양 전 대표를 포함해 유흥업소 관계자 등 4명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 전 대표를 원정도박 혐의로 소환 조사할 때 성매매 알선 혐의도 함께 신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쯤 양 전 대표의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