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3일 오후 양주시 고비골과 여울목에서 하천·계곡 불법행위 대응 관련 현장을 둘러본 후 양주시 석현리 마을회관에서 주변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계곡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 대응을 선언한 후 불법영업소 철거현장을 방문, 업주들과 다소 격한 토론을 벌인 후 불법 근절행정은 지속하되 손실에 따른 대안 마련을 약속했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철거‧징수‧가압류‧감사‧수사의뢰 등을 총동원해 하천불법점유 행위가 도내에는 한 곳도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그는 23일 오후 경기도 양주 석현천 고비골과 여울목 일대 영업소 2곳의 불법영업소 철거현장을 방문, 직접 작업을 지휘했다.
이와함께 석현천, 장군천, 돌고개천, 갈원천 일대 업주와 주민 등 4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에서 이 지사는 "현장에서 보니 안타깝다. 관광객들이 갈곳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불법점거로 계곡방문을 회피하는 실정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외없이 합의된 규칙은 지켜야 한다. 억울하겠으나 공정한 사회가 되길 위함이다. 도민 피해없고 업주도 도움되는 합리적 대안을 찾자. (업주들이) 안아플 정도로 멱살을 잡아도 좋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한 업주는 "서민들이 해외에 가는가. 해운대를 가는가. 10만 원이면 (이곳에서) 실컷 놀고간다. 폭리 취하는데는 단속해야 하지만, 적당히 해야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단칼에 하루아침에 다 부수고 있다. 2천만 원 벌금 때린다, 징역 살린다 하니 철거하는 것이다. (정치에 있어) 그런다고 표가 올라가나. 다 없애면 많은 사람들은 여름에 어디를 가나. 장사하는 서민들은 어디를 가나. 광주(민주화 운동)때 처럼 한번에 다 죽일 수 있겠지만 그게 맞냐"고 말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업주는 "너무 가혹하다. 계고장이 매년 날라왔지만, '올해도 그러다 말겠지' 생각했다. 자발적 철수가 아니다. 외형적인 압력이 없었으나, (사실상) 벌금, 징역 등 협박이었다. 불법에 대해 해충 퇴치하듯 밀어버리면 살길이 없다. 유예기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양주시 고비골의 한 계곡에서 23일 불법 설치물에 대한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사진=경기도 제공)
◇ 이재명 "1350만 도민 생각해야 한다·업주들에게도 장기적으로 좋지않다"상인들의 이같은 의견에 대해 이 지사는 "표 이야기 하는데 표 생각하면 이런 것 안해야 한다. 정치하는 이유는 세상을 공정하게 하자는 것이지 도지사 1년 더하려고 하는 것 아니다. 표를 의식해서 하는 행위가 아니라 표를 의식 안하니 하는 것" 이라고 맞받았다.
또 "수 십년 이렇게 불법을 하지 않았나. 고쳐야 한다. 유예 말하는데 사실 수십년 유예해 온 것이다. (나는) 1350만 명 도민을 생각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문제에 접근해 해결해야 한다. 상처를 수술하면 고통스럽지만 방치할 수 없다. 법으로 합의한 것을 지켜야 한다. 업주들에게도 장기적으로 좋지않다. 유예는 불가능 하다. 현 상태에서 가능한 방안을 찾는게 현실적" 이라고 언급했다.
이와함께 "(주민들이 제안한) '테마거리조성'을 비롯해 도심의 상가지원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것 등을 법률상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업주들은 '방문객들이 계곡에 이동할 수 있는 계단 등의 추가 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하천부지 사용을 늘려 점용허가를 통해 세금을 내고 합법적으로 장사를 하겠다'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키도 했다.
이에대해 이 지사는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시설은 공공이 설치해야한다"며 제시한 아이디어가 합법적으로 가능한지를 검토할 것 등을 현장에서 지시했다.
한편, 경기도와 양주시는 차후 △불법영업중이거나 자진철거 미이행자 △평상‧천막‧구조물 등 철거가 미흡한 행위자 △1차 고발 후 철거가 미흡한 행위자 등에 대한 '수시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단속 적발 행위자에 대한 행정조치와 추가고발을 통해 도내 계곡, 하천 일대의 불법행위를 근절해 나갈 계획이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