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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기부한다는데…학교땅 다 팔아도 못 갚는 빚

국회/정당

    조국, 기부한다는데…학교땅 다 팔아도 못 갚는 빚

    • 2019-08-25 14:40

    조국 일가, '재산 은닉' 의혹에 웅동학원 국가‧공익재단 기부 의사 밝혀
    공시지가 128억원, 시세 감안하면 최대 280억원 가치 관측도
    팔 수 있는 부지는 최대 시세 200억…240억원 채무 변제 역부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가족 명의의 펀드를 사회에 기부하고 웅동학원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측이 기부 의사를 밝힌 웅동학원의 현재 자산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약 128억원에 달한다.

    CBS노컷뉴스는 이를 검중하기 위해 24일 경남 진해 두동에 위치한 웅동중학교와 주변 부지를 취재했다. 현장에서 취합한 부동산 시세를 토대로 한 웅동학원의 자산은 알려진 금액보다 더 높았다.

    통상 실거래가격이 공시지가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웅동학원 자산은 최대 약 280억원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있었다. 2016년부터 웅동중학교 근처인 두동 지구 주거복합 신도시 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다.

    웅동학원이 소유한 재산은 크게 교육용 기본재산(학교용지 및 건물)과 수익용 기본재산(임야‧도로 및 현금)으로 구분된다. 현장조사 취재 결과, 개별공시지가 기준 약 41억원인 학교 용지(1만124㎡)는 실거래가 기준 60억~80억원에 달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등록된 임야·도로 등 토지는 공시지가로는 약 67억원이지만, 실거래가를 적용하면 약 130억~200억원으로 나타났다. 현금 자산은 3000만원이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현재 약 20억원의 가치를 지닌 건물(교사·급식소·다목적실)은 처분시 감가상각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처분 가치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웅동학원 인근 부동산 시세와 예상 판매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다만 가압류 처분 등으로 인해 자산 규모를 짧은 시간 안에 파악해야 할 경우, 관행적으로 인접지역의 최근 매매 자료와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내놓은 매물의 호가 등을 바탕으로 파악하는 방식이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렇게 추정된 토지가격을 기준으로 재산 처분이 이뤄질 경우 약 280억원 정도가 마련돼 웅동학원은 최대 240억원까지 추정되는 채무도 갚을 수 있는 규모가 된다. 그러나 이는 웅동중학교 폐교 후, 학교용지까지 포함해 처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현재까지 드러난 웅동학원의 채무는 조 후보자의 전 제수씨와 카페휴고가 들고 있는 공사대금 채권 100억원(전 제수 20억‧카페휴고 80억, 원금 16억원)과 자산관리공사의 86억원(원금 15억원), 서울 용산의 안씨 일가가 압류하고 있는 55억원(원금 14억원) 등 최대 240억원에 육박하는 알려졌다.

    문제는 웅동학원이 채무 변제를 위해 처분할 수 잇는 수익용 기본재산은 실거래가를 적용해도 최대 200억원(공시지가 기준 67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마저도 수익용 재산 내 임야는 일반 토지와 달리 거래가 잘 이뤄지지도 않고, 별도로 땅을 분할해 매도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웅동학원의 재정상태를 고려할 때 채무의 규모가 너무 커서 학교 부지 전체를 통으로 매각하지 않는한 빚을 청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학교 문을 닫아야 실현 가능한 것으로 조 후보자가 학교를 공익법인에 기부하겠다는 해법에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때문에 조 후보자가 밝힌 기부 의지가 진정성을 얻기 위해선, 웅동학원의 기존 채무에 대한 구체적인 변제 방식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웅동학원에 속해 있는 일가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모친 박씨도 이사장 직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에선 환원할 자산이 얼마 되지 않고 그나마도 상당부분 압류가 걸려있다.

    웅동중학교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A씨는 이날 노컷뉴스와 만나 "임야는 바로 옆에 도로가 있느냐 없느냐에 가격이 천지차이"라며 "아파트를 짓든 뭘 하든, 학교부지와 함께 한 덩어리로 땅을 사야 사업 추진이 가능한데, 누가 달랑 떨어진 임야를 사겠냐"고 말했다.

    조 후보자 집안이 웅동학원이 진 막대한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선, 수익용 재산과 함께 학교 부지를 포함한 사실상 전체 자산을 처분해야 할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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