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 진드기. (사진=대전시 제공)
국내 연구진이 살인 진드기병이라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했다.
백신의 감염 예방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항원을 제시한 것으로 바이러스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 연구팀과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최영기 교수 연구팀 등 공동연구팀은 감염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개발한 백신이 SFTS 바이러스 감염을 완벽하게 억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SFTS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으로 최근 발생 빈도와 지역이 확산하며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주의해야 할 10대 신, 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일반적으로 6~14일의 잠복기 후 고열이 3~10일간 이어지고 혈소판 감소 및 백혈구 감소와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관찰된다. 일부 중증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환자가 나온 이래 발생 건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진드기 접촉 최소화를 통한 예방이 제시될 뿐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31종의 서로 다른 SFTS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로부터 공통 서열을 도출해 백신 항원을 설계한 뒤 DNA 백신을 제작했다.
DNA 백신 기술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닌 유전자만을 사용해 안전하고 기존 백신과 비교해 광범위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감염 동물모델인 패럿에서 백신이 감염을 완벽하게 억제하며 소화기 증상, 혈소판 및 백혈구 감소, 고열, 간 수치 상승 등 감염 환자에서 발생하는 임상 증상들 역시 관찰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바이러스의 전체 유전자에 대한 5종의 백신을 구상해 SFTS 예방 백신 개발에 대한 전략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수동전달 기법(passive transfer)을 통해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에 대한 항체 면역 반응이 감염억제에 주요한 역할을 함을 규명했다.
또한 비-당단백질에 대한 T세포 면역 반응 역시 감염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밝혔다.
향후 임상개발은 이번 연구에 함께 참여한 DNA 백신 개발 전문기업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KAIST 박수형 교수, 충북대 최영기 교수. (사진=KAIST 제공)
박수형 교수는 "SFTS 바이러스 감염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백신을 최초로 개발하고 생쥐 모델이 아닌 환자의 임상 증상과 같게 발생하는 패럿 동물모델에서 완벽한 방어효능을 증명했다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영기 교수는 "SFTS 백신 개발에서 국제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SFTS 바이러스 백신의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