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선 고교축구연맹 회장(사진=대한축구협회)
시민단체가 축구팀 운영비 등을 횡령하고, 학부모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교축구연맹 정종선(53) 회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체육시민연대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수사당국과 교육당국에 ▲정종선 감독 구속 수사 ▲합숙소 즉각 폐쇄 ▲교육부·교육청의 전수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정 회장은 2017년 언남고 축구부 감독을 지내면서 축구팀 운영비를 가로챈 혐의로 지난 2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학부모를 성폭행한 의혹도 불거져 26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단체는 성명서에서 "오죽했으면 사이비 종교계에서 나오는 교주, 신이라고 불릴 정도였을까"라며 "자식을 볼모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부모가 여럿이라고 보도된 것을 보면 인면수심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체육시민연대는 교육당국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제 2,3의 정종선이 더 있다는 것을 알 만한 이는 다 안다"며 "대기발령 순간에도 시합장에서 선수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학부모들에게 술시중을 강요하며, 고소한 학부모들을 겁박하는 행태를 교육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죄 행위를 축소, 은폐하는 장소로 이용되는 합숙소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내 합숙소를 폐쇄하고, 학생 선수들이 일반 학생들과 함께 등하교하며 방과후에 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야 한다"고 교육당국을 향해 요구했다.
정 회장에게 피해를 당한 이들의 변호인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 감독이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를 인멸하고 제보자를 찾아내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무차별적인 강요와 회유를 하고 있다"며 "'언론 인터뷰를 한 사람을 찾아내 무고죄와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더이상의 증거인멸 시도와 피해자들의 겁박을 막기 위해서는 시급히 구속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회장을 세 차례 소환해 조사한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12일 정 회장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고, 성폭력 관련 규정 위반을 이유로 26일 영구제명했다.
정 회장이 대기발령 기간 동안 경기장을 방문해 학생들에게 지시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거나, 학부모들에게 술시중을 들게 하는 모습이 앞서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경찰 출석 직후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경찰 수사는 악의적인 허위 제보로 시작한 잘못된 수사"라며 "처음에는 입시 비리, 업무상 횡령 등을 조사하다 아무런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자 성폭행으로 수사 초점을 바꾸면서 신상털기식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