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박종민 기자)
번쩍, 번쩍, 번쩍.
전국 각지에서 몰려 든 택배박스들이 '번쩍'하는 불빛을 통과한다.
1초당 2.5m를 이동하는 컨베이어 벨트가 2분 30초 만에 물류센터 한 바퀴를 돌고나면 컨베이어 벨트의 셀 위에 올려진 택배박스는 서울의 고객 주소에 맞춰 지역별로 자동분류 된다.
지난 26일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서울동남권 물류센터에서 이렇게 처리된 택배박스는 모두 53만개에 달한다.
(사진 = 박종민 기자)
"비어있는 셀 위에 택배박스를 올리기 위해 라인(컨베이어 벨트)이 잠시 멈추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라인이 멈추지 않아서 실시간으로 일해야 했지만, 지금은 호흡을 고르면서 상차 작업할 수 있는 여유가 있죠. 예전같은 지옥의 상하차까지는 아닙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정해문 사원이 미소를 지으며 물류센터를 소개했다.
(사진 = 박종민 기자)
불빛으로 택배박스에 붙어있는 송장을 인식해 자동으로 지역별 분류를 해주는 기계는 'LPS(Large Parcel Sorter) 대형 자동분류 장비'다. 인식률은 99%. 손으로 쓴 송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100% 자동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손으로 쓴 송장이 붙은 택배박스, 너무 작거나 큰 택배박스 등은 아직 사람이 직접 분류해야 하지만 스마트 물류센터 도입으로 효율은 크게 늘었다.
(사진 = 박종민 기자)
정 사원은 "스마트 물류센터를 도입한 덕분에 택배를 처리하는 물량이 일정하고, 처음오는 작업자도 충분히 작업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인력만으로 물류센터가 운영될 때에 비해 2~3배 높은 작업 생산성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 서울동남권 물류센터는 추석을 앞두고 택배물량이 늘어 월요일 기준 가동율 123%를 보였다.
(사진 = 박종민 기자)
이 같은 스마트 물류의 '뇌' 역할을 하는 곳은 상황실이다. 물류센터 전체의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해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물류센터에서는 롯데닷컴을 통해 고객들이 주문한 상품도 하루 평균 4만 상자가 포장돼 롯데택배를 통해 배송된다.
(사진 = 박종민 기자)
물론 이 물량도 대부분 자동으로 포장된다. 택배박스는 조립부터 테이프와 송장을 붙이는 전 과정이 자동으로 처리된다.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은 상품을 검수하고 기계에 바코드를 찍은 뒤 박스 안에 넣는 과정에 불과하다.
(사진 = 박종민 기자)
"여기 물류센터에 모두 11대의 자동포장 라인이 설치돼 있어 시간당 4400건의 물량 처리가 가능합니다. 기존에 4명이 하던 작업인데 자동포장 라인을 가동하면 1.5명이 일하게 되니 1인당 생산성이 400% 넘게 오르는 것이죠."
롯데닷컴 이동윤 물류센터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다만 평소 7대 3 수준이던 자동포장 라인과 매뉴얼 라인의 비율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매뉴얼 라인의 비율이 다소 높아졌다.
(사진 = 박종민 기자)
사람이 손으로 택배박스를 자동으로 포장하는 매뉴얼 라인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고객이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선물인 만큼 완충제로 꼼꼼하게 상품을 포장하고, 고객들이 요구한 선물메시지 등을 함께 포장해야 하는 부가작업량이 늘어난 것.
작업자들의 손은 재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지만 고객의 마음을 담은 듯 정성이 묻어났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택배물량은 모두 25억 4278만개다. 2015년 18억 1596만개였던 택배물량은 2016년 20억개를 돌파했고, 2015년 이후 매년 10%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택배물량은 크게 늘었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스마트 물류센터와 같은 자동화 장비가 도입된 덕분에 2~3일이 걸리던 배송은 하루로 단축됐다.
이 뿐만 아니라 스마트 택배산업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사진제공 =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드론 택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미 도서산간 지역을 대상으로 드론 택배를 테스트하고 있다.
또 친환경 배송을 위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톤 전기택배차량을 도입해 현재 대구지역에서 시범운영하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내년부터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도권 지역을 최우선으로 경유 택배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