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삼성전자가 2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 직후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2016년 이후 이 부회장의 구속기소와 1심 실형 판결, 2심 집행유예 판결 과정에서 공식적인 입장문을 낸 적은 없다.
파기환송의 선고 내용이 이 부회장의 뇌물 액수를 더 늘리고, 승계 현안을 대가관계로 인정하는 내용임에도 반성과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은 그만큼 높은 위기의식을 드러낸다는 게 재계 평가다.
삼성은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반도체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과 일본의 수출규제 같은 대형 악재에 시달리는 중에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으면서 질타 보다는 성원을 호소하는 차원인 셈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경영계는 이번 판결로 삼성그룹의 경영상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지금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등 대내외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으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앞장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보다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배상근 전무 명의로 낸 논평에서 "대법원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미·중 무역전쟁 등 여러 가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경제계의 불확실성이 지속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