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수출 (사진=연합뉴스)
국내 해양수산업체 12%는 현재 일본 수출규제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23%로 현재보다 2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29일 발표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해양수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KMI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해양수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정부 정책지원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최근 해양수산분야 사업체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현재 일본 수출규제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평균 11.9%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수산물 생산업이 23.3%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항만업 17.1%, 수산물 유통업 12.9% 순으로 높았다.
또 국제물류업(6.7%), 해운업(7.5%), 조선 및 기자재 제조·수리업(8.0%)은 평균 이하를 보였다.
업체 규모별로는 중견기업(13.8%)과 소기업(11.5%)이 대기업(5.6%)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수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향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23.0%로 현재보다 2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항만업이 34.1%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수산물 생산업 30.0%, 수산물 가공업 25.0%로 높게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대기업(27.8%)이 중견기업 (20.7%)이나 소기업(23.6%)보다 높았다.
KMI는 "대기업의 경우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이 현재 시점에서는 적으나 장기화된다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응답한 업체 62곳을 대상으로 기존 대비 매출액 감소 비중을 물어본 결과 10% 미만이 45.2%, 10~30% 미만이 33.9%를 차지해 평균적으로 14.3%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산물 가공업(44.6%), 수산물 생산업(25.0%), 해양수산관광업(14.3%), 조선 및 기자재 제조·수리업(10.8%) 순으로 매출액 감소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들 업체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감내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은 평균 5.3개월로 나타났으며 전혀 감내할 수 없다는 업체도 24.2%를 차지했다.
업체규모별로는 소기업이 4.9개월, 중견기업이 5.2개월, 대기업이 9개월로 규모가 작을수록 오랜 기간 동안 규제를 감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업체의 자체적인 대응책으로는 거래선 다변화(20.0%), 대체상품 개발 및 연구·개발(19.3%), 여유자금 확보(11.5%), 투자 및 인력 확대(10.7%), 긴축경영(5.2%)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책이 '없다'는 응답이 64.8%에 달해 아직까지 해양수산 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 희망하는 대응책으로는 경영안정자금 등의 자금 지원(27.4%), 신규기술 및 판로개척 등 컨설팅 지원(25.2%), 규제 및 절차 개선(24.4%), 세금징수 유예 등의 세제 지원(23.0%), 산업 관련 정보 제공(14.4%) 순으로 조사됐다.
한·일 정기선을 운항하거나 일본에 수산물을 수출하는 업체 등 일본 의존도가 높은 업체의 경우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이 55.6%까지 증가했으며 매출액 감소 비중은 44.0%, 감내할 수 있는 기간은 4개월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들은 경영안정자금 등 자금 지원 요구가 전체 평균 대비 2.4배인 66.7%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KMI가 해양수산 분야를 8 개로 나눠 270개의 사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전화조사를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5.78%포인트이다.
KMI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 갈등은 갈수록 확대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해양수산 분야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직·간접적 영향은 물론 앞으로 피해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KMI는 수시로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해양수산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단기적인 지원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