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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들 "본질은 불공정, 과도한 정치해석 이해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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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생들 "본질은 불공정, 과도한 정치해석 이해 안가"

    유시민 "서울대 촛불집회 뒤에 한국당" 발언에 학생들 분노
    "청년들의 당연한 분노에 공감 못하고 진영논리로만 봐" 꼬집어
    일각에선 "기존 입시제도에 대한 성찰 필요" 의견도

    28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2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 및 졸업생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서울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것을 두고 유시민 이사장이 "자유한국당의 손길"이라고 발언하면서 집회의 정파성 논란이 벌어졌다.

    이에 CBS취재진은 유 이사장의 발언이 있던 29일 서울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무작위로 만나 의견을 물었다.

    이날 만난 학생들은 대체로 "유 이사장이 청년들의 분노에 공감하지 못하고 진영논리로만 사안을 바라보는 것 아니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도 "불공정과 특권 남용에 방점이 있다"며 학생들을 향한 비난과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회관 앞에서 만난 공과대학생 고모(22)씨는 "본질은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한 '특권'에 있는 것"이라며 "결국 유 이사장도 친정부 인사로서 진영 논리에 의해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시민은 개인적으로 지지했던 사람이라 좀 더 학생들한테 와 닿는 방식으로 이야기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결국 '386꼰대'로 밖에 생각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집회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같은 과 장모(24)씨 역시 "이게 왜 정치적인 문제인지, 왜 정치적이어야 하는건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정치적인 문제로 분류돼서는 안 된다. 이건 입시비리니까"라고 못 박았다.

    이어 "분명히 2년 반 전에 정유라 사건이 있을 때, 정치인들이 '이건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이번 사건도 똑같다"며 "거꾸로 '조국힘내세요'라고 실시간 검색어를 올리는 것은 누구의 사주를 받는 거냐고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옆에 있던 김모(24)씨는 "촛불집회는 지금 시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당연한 반응 중 하나"라면서 "주변에 대학원생들이 가장 많이 분노하고 있는데, 그들은 논문 한 편 쓰기 위해 수년을 준비하는 등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교 시절 2주간의 인턴을 한 뒤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문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분노했다는 것이다.

    이어 김씨는 "(촛불을 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해명이 명확하게 이뤄진 게 없으니까 촛불집회까지 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학생회관 인근 매점에서 휴식을 취하던 자연과학대 학생 이모(24)씨 또한 "정치적으로 선동 당했다고 하는 것은 학생들의 진정한 의견을 싸잡아서 무시하는 것"이라며 "굳이 정치적 색깔을 넣어서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드는지 안타깝다"고 유 이사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총학생회의 용기를 칭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중앙도서관 앞에서 만나 본인을 인문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소모(25)씨는 "총학에서 주도하는 것에 놀랐다. 왜냐면 민주당 눈치를 보느라 꺼리는 줄 알았기 때문"이라며 "아직 총학의 정의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씨는 "개인적으로 조 후보자 딸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 올린 문제에 대해선 일부 학생들이 비판할 자격이 없을 수도 있다"면서 "그 당시 그걸 똑같이 이용해서 온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딸이 불과 한 과목을 듣고 전액 장학금을 받은 것은 모두 분노하는 지점"이라며 "경제적으로 전혀 어렵지 않았을 텐데,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 상황에서 거액의 장학금을 받아간 것에 대해선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일부 학생은 총학생회의 주장에는 동의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방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각에서 서울대 학생들이 기존 입시제도에 대한 성찰 없이 조 후보자 사퇴만 촉구하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고씨는 "'스카이'로 불리는 고려대와 서울대가 조 교수 딸의 특권만을 지적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모양새가 좀 이상해졌다"며 "차라리 총학생회가 성찰하는 이야기들을 먼저 했더라면 사회적으로 좀 더 울림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28일 서울대 캠퍼스 내 광장에서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를 두고 다음날 오전 노무현재단의 유시민 이사장이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대 촛불집회에 대해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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