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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쏟아낸 LG화학과 SK이노…배터리로 그룹 충돌

기업/산업

    '막말' 쏟아낸 LG화학과 SK이노…배터리로 그룹 충돌

    그룹 간 다툼으로 번지는 배터리 소송전
    SK이노, LG화학은 물론 LG전자도 제소
    격한 발언 쏟아내는 LG화학, SK이노
    SK "LG 사업 차질 불가피…새 국면"
    LG "본질 호도, 부당행위한 SK가 국익을 논하나"

    국내 배터리 공룡기업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이 감정싸움을 넘어서 그룹 간 다툼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LG화학이 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맞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LG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내자 난타전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이례적 수준의 격한 발언까지 쏟아내며 자신들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밝혔지만 LG화학은 "진정한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책이 없으면 대화도 없다"며 사실상 이를 거절했다.

    ◇ LG전자 건드린 SK이노베이션…그룹 갈등 심화

    (사진=연합뉴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싸움은 지난 4월 LG화학의 소송 제기로 시작됐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년 간 LG화학의 핵심인력 76명을 빼갔고 이를 통해 배터리 핵심기술을 탈취했다"며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7년부터 2년 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관리 등 전 분야에서 76명을 채용했고 이중에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인력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입사지원 서류에는 LG화학에서 수행한 상세 업무는 물론 프로젝트 리더, 동료 전원의 실명도 적도록 했다"며 "이들이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개인당 400~1,900여 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 한 것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나오자 SK이노베이션은 "근거 없는 발목잡기"라며 LG화학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동안 특별한 대응에 나서지 않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부터 법적 대응 등 강경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근거 없는 발목잡기로 회사의 명예와 신뢰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냈다.

    이어 지난달 30일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델레웨어주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를 이유로 LG화학은 물론 LG전자까지 제소했다.

    LG그룹의 또 다른 핵심 사업장까지 소송전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한 LG화학과 그렇게 생산된 제품을 사용한 LG전자를 모두 제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대응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례적 격한 발언 쏟아내… 명운 건 소송전 계속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이례적으로 격한 발언도 쏟아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배터리 중 상당수가 이번 특허침해 소송에 해당된다"며 "이번 소송에 따라 LG의 손해배상 등 금전적 부담은 물론이고 제품 공급 중단 등 배터리 사업 자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LG의 배터리 사업은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며 "LG화학의 '아니면 말고 식의 소송'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압박했다.

    LG화학은 일단 SK이노베이션의 '특허침해' 맞소송에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과 함께 '특허 건수가 SK이노베이션보다 14배나 많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특허를 침해할 이유가 없다'며 비꼬기도 했다.

    LG화학은 "우리의 특허 건수는 1만 6,685건이고 SK이노베이션은 1,135건에 불과하다"며 "SK이노베이션이 면밀한 검토로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소송을 낸 것인지 의문"이라며 지적했다.

    앞서서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향해 "부당행위를 한 SK이노베이션이 산업생태계와 국익 훼손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배터리 공룡 기업으로 꼽히는 두 회사의 소송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비쳤지만 LG화학은 "진정한 사과와 보상안, 재발방지책이 없으면 대화도 없다"며 사실상 이를 거절했다.

    업계 역시도 두 회사의 싸움이 오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등 2차 전지 사업이 두 회사의 주력 사업이자 미래 먹거리인만큼 물러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배터리 사업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또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 제재 조치 등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LG와 SK의 소송전은 한국의 경쟁력을 떨어트릴 것이란 우려가 계속해 나오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는 지름길"이라며 "후발업체가 손쉽게 경쟁사의 핵심기술 및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되면 그 어떠한 기업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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