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3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 등 군사 관련 현지지도에 집중했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랜만에 경제 분야 시찰에 다시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현지지도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한 매체 보도 기준으로 지난 24일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 참관 이후 일주일만에 나온 공개활동 소식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군사 관련 일정 사이에 끼워 넣어 방문하는 식이 아니라 경제부문 현장만을 단독으로 시찰한 것은 지난 4월 8일 대성백화점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된 이후 4개월여만이어서 눈길을 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돌아보고 "당에서 구상한 대로 자연지대적 특성을 잘 살리고 주변의 환경과 정교하게 어울리는 특색있는 관광지구가 형성되였다"며 만족해하면서 건물의 건축미학적 가치에 대해서도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양덕군 온천관광지구에 대해 "스키장과 온천휴양이 결합된 새로운 문화 정서 생활 분야가 창조되였다"며 "모든 것이 인민을 위한 것이며 인민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넉 달 만에 와보는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천지개벽되였다"며 거듭 큰 만족감을 표하면서 오는 12월 개장을 위해 마감공사와 운영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인민군적으로 제일 전투력 있는 이 부대에 건설을 맡기기 잘했다", "전문건설부대 못지않게 건설을 잘하고 정말 힘이 있는 부대" 등의 표현으로 군의 노고를 치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말 완공을 목표로 최근 현장에 군 인력까지 총동원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스키장에 설치할 수평승강기와 끌림식삭도를 비롯한 설비제작을 모두 주요 군수공장들에 맡겨보았는데 나무랄 데 없이 잘 만들었다"고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해 8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4월에 이르기까지 총 세 차례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찾아 더딘 공사진행 속도를 크게 질책한 바 있다.
통신은 "(관광지구가)옛 모습을 찾아볼수 없게 전변된 현대적인 온천관광지구의 웅장한 자태가 드러났다"고 강조, 건설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8월 한미훈련에 반발하며 잇달아 미사일 또는 방사포 발사 현장을 찾았던 김정은 위원장이 오랜만에 경제현장 시찰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는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에 따라 행보에 관심이 쏠렸던 터다.
결국 중요 국내정치 일정(최고인민회의)까지 마무리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지, 무력시위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시점에 김 위원장이 경제 행보를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제재 장기화 조짐 속에서 경제건설을 통한 '자력갱생' 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행보라는 분석과, 무력시위로 점철됐던 8월의 끝자락에 경제행보를 택한 것은 북미대화 재개에 나쁘지 않은 신호라는 분석이 병존하는 형국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시찰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노동당 제1부부장인 김여정(선전선동부)·조용원(조직지도부)·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마원춘 국무위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고, 김정관 인민무력성 부상이 현지에서 영접했다.
특히 최근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김 위원장의 각종 대외활동마다 지근거리에서 모습을 드러내 온 김여정과 현송월이 이번에도 수행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