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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여건 악화 속에 한국 수출이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일본 수출 규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줄어든 442억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수출이 -1.7%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월별로는 6월 -13.8%, 7월 -11%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했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전년도 기저효과, 조업일 감소(-0.5일)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반도체(-30.7%), 석유화학(-19.2%), 석유제품(-14.1%)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했다.
반도체는 D램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54% 하락하고 미중 분쟁 심화,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진데 따라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석유제품과 석유제품 부진은 유가 하락과 기저효과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자동차(4.6%)·선박(168.6%) 등 주력품목과 이차전지(3.6%)·농수산식품(5.7%)·화장품(1.1%) 등 신(新) 수출동력품목은 선방했다.
자동차 수출은 201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선박은 전월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농수산식품 및 화장품은 2개월 연속 증가하고 이차전지도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0.1%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상승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1∼8월 누적 수출물량도 0.7%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21.3), 미국(-6.7%), 일본(-6.2%)은 감소했지만, 아세안(ASEAN·1.9%), 독립국가연합(CIS·8.8%) 등 신남방·신북방 시장 수출은 늘었다.
대(對)일본 수출이 6.2% 줄어들긴 했지만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대일본 수출입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기준으로 반도체 소재 등 3개 수출규제 품목의 수입액은 8천만달러로 전체 대일본 수입액 41억6천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대일 수입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한국 전체 수출이 줄다 보니 일본에서 들여오는 소재·부품·장비도 계속 감소하면서 8월 대일 수입은 8.2% 하락했다. 8월 1∼25일 대일 수입증감률에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32.6%, 원동기 부품은 -28.2% 각각 감소했다.
일본과의 무역수지는 올해 월평균 10억∼20억달러 적자이고, 지난달에도 비슷한 수준인 16억3천만달러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의 3개 품목 수출규제가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가 없어 한국의 대외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특히 7월 기준 한국의 대일본 수출 감소(-0.3%)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폭(-6.9%)이 더 크게 나타나 한국보다 일본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이는 일본이 상대방보다 자국 기업의 수출에 먼저 영향을 주는 수출 규제라는 수단을 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입은 424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감소했다. 원유(유가 변동성 확대), 반도체 제조장비(설비 투자 감소), 디젤차 승용차(수요 부진) 등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이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7억2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91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