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경기도 성남시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은수미 경기도 성남시장에 대해 법원이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은 시장은 이 벌금형을 최종 확정받으면 시장직을 유지하게 된다. 시장직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아야 잃게 된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7형사부(이수열 부장판사)는 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은 시장에 대해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45조 1항에 대해 "피고인이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는다는 인식 하에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운전기사) 최모 씨가 차량을 운전하게 된 경위, 기간, 업무형태 등에 비춰 자원봉사가 아니라는 점에 관한 고의 또는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45조 2항 5호, 31조 1항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기부받은 정치자금이 단지 정치자금법에 정한 방법에 의하지 않은 것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만으로는 부족하고, 그것이 '법인'의 자금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비용을 코마트레이드가 부담한다는 점을 알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은 시장은 재판 선고 후 취재진에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이 제공됐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이건 기획이라는 주장을 재판부에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차량에 탑승했다는 것에 대해 유죄로 인정하는 것은 선량한 정치인을 정치적 기획에 노출시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법원의 판단이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은 시장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성남지역 조직폭력배 출신 이모 씨가 대표인 코마트레이드와 최 씨로부터 95차례에 걸쳐 차량 편의를 받아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치활동 전반에 자원봉사를 허용한다면 정치자금법에 어긋나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은 시장에 대해 벌금 150만 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