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청문회 대신 기자간담회에 나온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한 잇따른 의혹 제기에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했다. 처남의 이례적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와 관련해서는 "저도 매우 의아스럽다"며 검찰 수사에 맡기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코링크PE 주주 된 후 펀드 투자했는데 '블라인드'?
조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주주들은 (코링크PE 주식을) 주당 1만원에 샀는데 제 처남은 왜 200만원에 샀는지 저도 매우 의아스럽다"며 "검찰 수사에 따라 누구든 위법사안이 밝혀지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처남 정모씨의 수상한 코링크PE 지분 매입은 "블라인드 투자라 몰랐다"는 조 후보자 측의 해명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정씨는 물론이고 조 후보자의 배우자(정경심 교수)와 딸·아들이 투자한 펀드를 운용한 회사가 코링크PE인데, 정씨가 이 회사의 경영에 개입했다면 투자 대상이나 전략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의 처남은 2017년 3월 코링크PE 주식을 기존 거래가격의 200배에 매입하면서도 지분은 0.99%만 가져가는 이례적인 거래를 했다. 총 투자금액은 5억원에 달한다. 당시 코링크PE 자본금이 2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투입 자금 기준으로는 66.6% 수준으로 최대주주가 된다.
정씨의 투자가 정체를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닌지 묻자 "처남이 (코링크PE)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며 "왜 이런 (가격이) 차이나는 거래를 했는지 검찰에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이미 GP와 LP의 동시 투자와 관련해 여러 제한을 두고 있다. 법 제249조의11에서는 투자자(LP)가 운용자(GP)의 운용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또, GP나 그 관계자가 자신이 운용 중인 펀드에 30% 이상 지분을 투자하는 LP로 참여하게 되면 금융위원회에 3영업일 이내에 보고하고 승인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조 후보자 사례에 비춰보면, 정씨가 이미 코링크PE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상태에서 2017년 7월 정씨와 조 후보자 가족들만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에 100% 투자한다. 정씨가 0.99% 주주로 숨지 않았다면 모두 금융위에 보고했어야 하는 사안인 셈이다.
코링크PE 측에서 제공한 운용현황보고서를 근거로 "투자자나 투자대상 등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조 후보자 측 발언도 신빙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와 관련한 위법성을 묻는 질문에도 "저는 자본시장법 위반을 판정할 능력이 없다"며 "'블라인드' 여부는 운용현황보고서에 적혀있다"고 수차례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민정수석 때 재산신고도 배우자가 다 해…"아무것도 몰라"이외에도 조 후보자는 신고재산 56억원의 20%, 은행·증권에 맡긴 현금성 자금의 40%에 달하는 돈을 맡긴 코링크PE를 최근에서야 처음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링크PE 투자는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일 때 3차례 직접 재산신고에 포함했던 내용이다.
조 후보자는 "면구스럽지만 제 처의 자산이 상당하다"며 "아파트를 증여받았고 건물도 상속을 받은지라 다양하게 자산을 갖고 있어서 민정수석일 때 재산신고도 모두 처가 했고 저는 공인인증서만 빌려줬다"고 말했다.
코링크PE에 투자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서도 5촌 조카인 조모씨가 가족 중 유일한 주식전문가여서 상담을 받았을 뿐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인지는 몰랐다는 것이다.
조씨가 코링크PE는 물론이고 이 회사에서 투자한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의 대표처럼 행세하며 미국 테슬라와 거래 중인 것처럼 사기행각을 벌인 데 대해서는 "제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조 후보자는 "저를 내세워서 (영업했는지) 알지 못하고 사기를 쳤다면 죗값을 받아야 한다"며 "제가 조카에게 이름을 팔아 장사를 하라고 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조씨와 코링크PE의 대표 이상훈씨 등이 출국한 것과 관련해서도 "모른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조 후보자는 "저 역시 어떤 일이 있어서 이렇게 됐는지 매우 궁금하다"며 "(조카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돼도 이 문제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검찰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의혹이 추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책임에 대해서는 "위법사항은 제재를 받는 것이 합당하지만 현재 그런 것(사퇴)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