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0%대 행진을 이어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급기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을 기록, 지난해 같은달의 104.85에 비해 0.04% 하락했다.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면 0.0% 상승률이지만, 세자릿수까지 따지면 지난해 8월보다 0.038%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1965년 관련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올들어 7개월 내내 0%대 상승률을 유지하다가 결국 사상 첫 감소세로까지 떨어진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농산물 가격의 급락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8월 폭염으로 급등했던 만큼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9.3% 상승했지만, 올해는 11.4% 하락했다. 채소류의 경우 일년전보다 17.8% 하락했다. 축산물은 -2.4%, 수산물도 -0.9% 등 모두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보다 6.6%나 내렸다. 지난해 5~10월 계속 상승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 8월 석유류 지수는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통계청 이두원 물가동향과장은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유류세 인하, 교육 복지 등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물가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플레이션' 여부에 대해선 "단기 급등락 요인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떨어진 것이기에 상품 및 서비스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이나 개인 서비스는 지속해서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외부 요인이 큰 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은 시기에 따라 변동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비스 가격의 경우 일년전보다 1.0% 올랐고, 외식 등 개인서비스도 1.8% 상승했다. 다만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당분간 저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생활물가지수의 경우 지난해보다 0.4% 내렸다. 특히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포함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3.9%나 하락했다.
농산물및석유류를 제외한 지수인 근원물가는 0.9% 상승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