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관련, 기획재정부 김용범 1차관은 3일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협의회를 열고 "한국의 저물가는 수요측보다는 공급측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 에따른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을 기록, 지난해 같은달의 104.85에 비해 0.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1965년 관련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김 차관은 이같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농산물과 국제유가 하락을 지목했다. 그는 "정책적 요인도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유류세 인하와 건강보험 적용 확대,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근원물가는 1% 내외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은 디플레이션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기저효과 영향으로 0% 안팎에 머물겠지만, 연말부터는 다시 0% 중후반으로 오를 거란 얘기다.
김 차관은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저물가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활력을 추가로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러했다.
당국은 단기적인 물가변동요인과 함께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까지 감안, 물가상황에 대한 분석과 정보 공유를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