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올 2분기까지 국민경제 전체의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우리 경제활력이 그만큼 떨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2분기 GDP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 대비 0.7%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0.1%, 올 1분기 0.5%에 이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것으로, 국민경제 전체의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따라서 국민경제 차원의 물가수준이 한해전보다 낮아진 상태로 3분기나 지났다는 얘기다.
가장 큰 원인은 수출 부진에 있다. 2분기 GDP디플레이터는 최종소비지출(전년동기 대비 1.0%)과 총고정자본형성(3.5%) 등 내수 측면에서의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올랐으나, 수출(-2.0%)이 역성장한 가운데 공제 항목인 수입(4.8%)이 상승폭을 늘린 결과다.
GDP디플레이터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일은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4분기부터 이듬해 2분기까지 이후 이번이 20년만이다.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 등 수출입 가격 변동의 양상이 당시와 비슷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신승철 부장은 "GDP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것"이라며 "수출입 기업들 채산성이 나빠져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면 국가 전체로는 국민소득 증가세가 둔화되는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GDP디플레이터가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경제활동이 다소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3분기 연속 현상은 환율의 움직임에서 이전 사례와 달랐다. 20년 전에는 급등했던 환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GDP디플레이터 감소세가 나타났고, 이번은 환율 상승기로 차이가 있다.
한편 연간 2.2%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 가능성에 대해 신 부장은 "전년동기 대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9%였다. 전망대로 하반기 2.4% 성장이 된다면 수치상으로는 2.2%가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