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음장 보안 센서. (사진=ETRI 제공)
소리를 이용해 무단 침입이나 화재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연구소기업 ㈜시큐웍스와 함께 음장(音場)의 변화를 기반으로 움직임은 물론 화재까지 감지하는 스마트 안전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음장 센서는 스피커로 소리를 발생 시켜 일정 공간에 형성된 음장 변화를 분석해 작동한다. 사람이 움직이거나 온도가 변화하면 음장 역시 달라지는데 마이크를 통해 변화된 음파를 수신받아 상황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음장 센서는 마이크, 스피커, 신호 처리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8㎝ x 5㎝로 크기로 천장 등에 붙여 미세한 소리와 움직임 포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호출해 보안모드를 설정하면 스피커는 귀뚜라미 울음과 비슷한 소리를 2~3초마다 0.5초씩 방출한다.
음파를 주기적이고 능동적으로 보내 공간에 만들어진 음장을 파악하는 것으로 만일 움직임이나 온도에 따라 음장의 변화가 감지되면 사용자에게 문자 등 알림이 오는 방식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사각지대가 없다. 기존 영상 센서나 적외선 센서는 보이지 않는 곳, 차폐된 열 등은 감지하지 못했거나 오알람이 많았다.
하지만 음장 센서는 소리의 반사 및 회절 현상을 이용해 장애물을 넘어 사각지대의 움직임 역시 민감한 파악이 가능하다.
초기 화재 상황도 금방 알 수 있다. 기존 센서는 불이 번진 후에야 비로소 센서가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것과 달리 음장 센서는 사각지대에서도 50초 이내에 알 수 있다.
스피커와 마이크 일체형(HW), 음장 신호처리 칩 형태의 모듈형 제품으로 출시된 음장 센서는 기존 폐쇄회로(CC) TV와 AI 스피커 등에 SW 업데이트를 통해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기존 대비 약 30%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설치와 유지비 역시 다른 센서들보다 저렴하고 정확도가 높아 불필요한 오출동 비용까지 절감하게 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개발된 센서는 급증하는 1인 가구나 공공시설 등 도난과 방범, 화재, 안전이 필요한 곳에 많은 활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노약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알림을 제공하는 등 복지케어 서비스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TRI 연구책임자인 박강호 박사는 "현재 열화상 카메라를 비롯한 세계 센서 시장은 일본이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며 "음장 센서가 상용화하면 수입 대체와 소재부품 국산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