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지난 2일 기자회견 이후 여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적잖이 해소됐다며 적극 옹호하는 모습이다.
여당은 조 후보자의 의혹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에서 조 후보자 본인의 불법성이 불거질 가능성이 적다는 인식이 크다.
아직까지 조 후보자 본인과 직결된 의혹이 없는 상황에서 조 후보자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당 소속 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은 "조 후보자 스스로가 자신 있으니까 수사받겠다고 한 것 아니겠냐"며 "지도부도 조 후보자의 말을 신뢰하니 끝까지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은 "조 후보자와의 연루 여부는 검찰이 확인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다"며 "범법 사실이 있는데 임명하는 것도 안 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혐의가 없는데 의혹만으로 그만두게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조 후보자를 두둔했다.
단순히 국회의 인사 청문과정에서 이런 식의 옹호는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검찰 수사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수사가 들어가고, 불법성이 나온다면 정권으로선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시간'인 동시에 '검찰의 시간'도 같이 찾아온 모양새다.
당장 당내 법조계 출신 의원은 "지금 검찰의 스탠스로 봐서 아무것도 없이 수사를 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후보자 주변인들에 대한 혐의는 파악됐고, 후보자 본인 혐의 역시 어느 정도 의심이 된다는 게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검찰이 조국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간다면, 그 책임은 국회에 돌아오게 돼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
우선 공분을 산 딸 문제와 관련, 조 후보자는 부유층으로써 혜택을 받아 송구하다면서도 '영어를 잘했고, 열심히 한 결과'라고 자신의 딸을 두둔했다. 또 '딸의 집에 찾아가지 말아달라, 나만 비난해달라'며 아버지의 마음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가 '딸이 영어를 잘해 논문 작성에 기여했고, 이로 인해 제1저자를 올려 준 것 같다'고 반박한 데 대해 외고시절 작문평가에서도 대부분 하위등급인 6~8등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의 해명이 여전히 석연치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사모펀드 문제와 웅동학원 재단 관련 의혹에는 조 후보자가 '모르겠다, 알지 못했다'라고 일관하면서 관련성을 전면 부인한 부분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 기자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곽상도 의원이 준비한 자료를 보이며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조 후보자는 자신의 5촌 조카가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코링크PE에 관여한 것과 관련, "문제 되는 5촌 조카는 저희 집안의 장손으로 제사 때 1년에 한 번, 많아야 2번 본다"면서 "5촌 조카가 빨리 귀국해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처남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해서도 "제 처남이 0.99%의 주식을 가진 것은 이번에 확인했다"면서 "다른 주주는 주당 1만 원에 샀는데 처남은 200만 원에 산 것을 확인했으며 저도 의아하고 매우 궁금하다"고 수사에서 밝혀져 할 부분으로 넘겼다.
투자자가 조 후보자 가족뿐이어서 편법증여를 위한 투자 아니냐는 의혹. 그리고 펀드투자자(LP)인 5촌 조카가 운용사(GP)의 펀드 운용에 관여해 해당 사모펀드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해명 없이 조 후보자 자신의 관련성만을 철저히 부인 한 것이다.
이 또한 한국당은 자신의 돈이 어디에 투자가 되는지 어떻게 운용되는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들이 사모펀드 운용에 개입됐고, 수익이 나면 가장 큰 수익을 얻게 된 구조인데, 이를 모르고 투자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당 김용남 전 의원은 "블라인드 사모펀드는 투자자에게 반기·분기별로 운용보고서를 보내주게 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가 스스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국당의 재반박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여권의 운명도 결국 검찰에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와 검찰이 '조국 정국'을 계기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형국이다.
만약 검찰이 수사에서 조 후보자의 관련성이나 혐의를 밝히지 못하면 문 정부의 검찰 개혁은 그대로 쾌속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입을 상처가 크다.
검찰이 조 후보자의 혐의 입증에 성공한다면, 문 정부의 검찰 개혁은 물론 국정 동력을 상실해 '레임덕'을 부를 수도 있는 터다.
결국 문 정부의 운명이 검찰의 손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