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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다루는 조선일보 태도,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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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경제보복 다루는 조선일보 태도, 어떻게 봐야 할까"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일본의 경제보복 관련 뉴스를 보도하는 조선일보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조선일보의 기사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두고 "조선일보의 태도는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할까요"로 함축했다.

    지난 8월 22일 서울 충무로에 있는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진행된 '일 경제보복 관련 조선일보의 허튼소리 반박 토크쇼-왜 사람들은 조선일보를 친일신문이라 하나'에서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일본 경제 폭거에 대한 조선일보의 편파왜곡 보도 실태'를 발표했다.

    민언련은 조선일보의 보도가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이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한겨레·경향 등 주요 5개 일간지의 논조를 반영하는 7월 한 달간의 의견 기사를 전수 조사해 주제별로 분류했다.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 조선·중앙·동아, 한국 정부 비판 기사 92건…자유한국당 비판 기사는 '0건'

    민언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위 신문사 사설·칼럼 란에 총 437건의 일본 관련 의견 기사가 게재됐으며, 생산적인 논의의 가능성이 있는 대안 모색 기사는 총 123건, 한국 정부나 일본 정부를 비판하면서 이번 사건의 책임소재를 드러내는 기사는 총 181건으로 나타났다.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두고 있는 지로 분류를 하면 다음과 같다.

    한겨레·경향 기사 중 책임소재로 분류된 51건의 기사 중 △일본 비판 46건 △정부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 5건으로 나타났으며, 동아일보는 24건 중 △일본 비판 10건 △정부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 12건 △양비론 2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51건, 55건이 책임소재를 따진 기사가 보도됐는데, 두 매체 기사 106건의 기사 중 △일본 비판 15건 △한국 정부 비판 80건 △양비론 11건으로 집계됐다. 책임 소재 기사 수와 대안 모색 기사 수를 비교하면 동아·한겨레·경향은 비슷한 비율을 보였으나, 조선일보는 51대 16, 중앙일보는 55대 27로 둘의 차이가 2, 3배 정도로 나타났다.

    반면 해당 기간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자유한국당의 태도 등을 비판하는 기사 수는 '0건'으로 집계됐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일본에 굽히는 방법 이외에 앞으로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할지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가졌고, 오직 이 사건의 책임소재를 한국 정부로 몰아가면서 일본에 굽히고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는 두 신문에서 일본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들에서 잘 드러난다"라고 지적했다.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 '정부가 반일감정 부추긴다'는 기사…조선일보 11건-중앙일보 20건

    민언련에서 '정부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 분류된 기사들의 논리를 세부 분석한 결과, 조선일보 26건, 중앙일보 32건의 기사의 논리는 크게 △정부가 대응책을 준비하지 않았다 △양국이 이미 합의한 사안을 우리 정부가 뒤집었다 △정부의 외교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정부는 반일감정만 부추기고 있다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뉘었다. 이 중 정부가 반일감정만 부추기고 있다는 기사가 △조선일보 11건(약 40%) △중앙일보 20건(약 60%)을 차지했다.

    김 사무처장은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말만 많다는 프레임이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계속 '냉정한 현실적 대응'이니 '절제된 대응'을 언급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까지 말한 경우는 손에 꼽는다"라며 "그래서 그 대응의 내용은 몇몇 기사로 독자들이 추리할 수밖에 없게 된다. 첫 번째 고리는 현재 정부 대응에 '감정적'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라고 짚었다.

    민언련이 '감정적' 낙인을 찍는 사례로 든 기사를 살펴보면 "워싱턴에선 한국 외교를 '오로지 일본과 대결하는 구도에서만 세상을 보는 감정적 외교'라는 프레임으로 본다"(조선일보 <'중국지리'로 미국 설득하라>, 7월 19일)라거나, "냉정한 국익 논리 대신 감정적 민족주의의 불을 지피는 정략적 모습"(조선일보, <정권이 만든="" 원치="" 않는="" 싸움,="" 그래도="" 싸움은="" 이겨야="" 한다="">, 7월 19일)이라고 한다.

    감정적이라는 낙인 외에도 김언경 사무처장은 '조선일보식 과거사 청산'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여기서 조선일보가 내세우는 것이 '청구권 협정'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종합하면, '반일감정'에만 빠져 있는 문재인 정부는 청구권협정을 어겨서 일본의 화를 불렀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런 조선일보의 논리 구조를 봤을 때, 조선·중앙이 밀고 있는 '이성적인 백기투항'대 '감정적인 대응' 프레임에서는 조선일보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반일감정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사람들이고 본인들만 이성적이라는 오만함도 느껴진다"라고 꼬집었다.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 "조선일보의 태도, 어떻게 봐야 하는가"

    김 사무처장은 "일본 수출규제 초반 신문들은 성향과 관계 없이 대체로 불매운동에 부정적이었는데, 조선일보는 철저히 불매운동에 '배후세력'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라며 지난 8월 8일 보도된 기사 <'NO 재팬'에서 'NO 아베'로 바뀐 구호>를 언급했다.

    해당 기사에서는 "이날 열린 반일 집회에서는 'NO재팬' 현수막이 상당수 'NO아베'로 바뀌었다. 친여(親與) 진영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인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같은 사건을 두고 중앙일보는 권혁주 논설위원 칼럼 <"예스 재팬, 노 아베">에서 '중요한 건 'Yes Japan, No Abe'다. 국민이 던진 화두를 청와대와 정치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라고 썼다. 최소한 시민의 자율적인 불매운동이라는 것은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이란 칼럼을 쓰던 중앙일보도 이럴진대, 조선일보의 태도는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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