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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한 방울까지 정확하게…과다투여 막는 기술 개발

IT/과학

    약물 한 방울까지 정확하게…과다투여 막는 기술 개발

    극미한 투여량까지 정확히 측정하는 유량계 개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열유체표준센터 이석환 선임연구원이 열식질량유량계로 약물 주입기의 유량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분당 주입량이 한 방울도 안 되는 극미한 약물까지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투약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과다투여와 같은 의료사고를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 따르면 이석환 선임연구원팀이 시간당 2mL의 극미한 투약량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유량계를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물 한 방울을 약 0.05 mL 정도로 봤을 때 시간당 2mL는 분당 물 한 방울에도 미치지 않는 0.03 mL 수준의 극미량을 의미한다.

    정확한 양의 약물 투여는 모든 의료행위의 기본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초기 설정만 하고 투약량을 지속해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재 실정이다.

    문제는 실제 내 몸에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약물량이 설정값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수액을 맞을 때 주입 속도가 빠른가 싶다가도 갑자기 느리게 느껴지는 이유다.

    투약량 문제의 주요 원인은 약물 주입기를 오래 사용할수록 잦아지는 기계적 오류와 오작동에 있다.

    기존 열식질량유량계(접촉식)와 개발된 적외선 흡수기반 열식질량유량계(비접촉식) 비교.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지금까지 약물 주입기 내부의 유량이 설정값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거의 전무했다. 초음파를 사용한 비접촉적인 방법은 몇 방울 수준의 극미한 유량을 측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약물 주입기의 배관을 자르고 유량계를 별도로 설치하는 접촉적 방법은 오염에 노출되는 데다 매우 비싸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연구팀은 적외선 흡수 기반의 열식질량유량계를 개발해 기존의 문제점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주입기를 전혀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2mL/h 까지 유량을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유량계는 클램프온 타입으로 약물 주입기 배관을 빨래집게처럼 바깥에서 집기만 해도 유량 측정이 가능하다. 접촉 없이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적외선 흡수기반 열식질량유량계.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배관 내에서 열이 이동하는 정도를 파악하면 유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이론에 온도에 따라 특정 파장에서 물의 적외선 흡수도가 변한다는 개념을 접목했다.

    그 결과 1450 나노미터(nm) 파장의 레이저로 액체의 국소부위를 가열한 다음 상류와 하류의 온도 차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비접촉적 유량 측정법을 실현했다.

    이석환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투약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게 된다면 기계적 오류나 의료진의 판단 착오로 발생하는 과다투여와 같은 의료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다양한 약물을 동시 주입할 때도 사용이 가능한 데다 소형화가 가능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상용화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측정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메트롤로지아(Metrologia에 지난 8월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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