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연합뉴스)
벤투호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조지아 평가전에서 졸전에 가까운 무승부를 거둔 태극전사들에게 강도 높은 쓴소리를 던졌다.
손흥민은 6일 오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끝난 조지아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긴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약체라고 생각할 팀은 없다"라며 "우리가 약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라고 강조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조지아 평가전에서 '플랜 B'인 3-5-2 전술로 나섰지만, 조직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패스 실수가 이어지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인 조지아에 번번이 역습을 내주고 끌려다녔다.
선제골도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이 볼을 빼앗긴 실수에서 나왔고, 경기 막판에도 집중력 부족으로 동점 골을 내주면서 황의조(보르도)의 멀티 골이 무위로 돌아갔다.
후반 2분 황의조의 동점 골을 도운 손흥민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세계에서 실력이 떨어지는 팀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통해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조지아전 무승부에 대해선 "스리백 전술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가장 크다"라며 "이런 경기를 치른 것에 주장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은 대표팀으로서 창피한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선배들과 '오늘이 월드컵 예선전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얘기를 했다. 이런 경기력과 정신 상태, 마음가짐으로는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 어렵다"라며 "개인 능력이 좋아도 경기에서 전부 쏟아내지 못한다면 대표팀에 큰 문제가 생긴다. 선수들 모두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월드컵으로 가는 길은 어렵다"라고 힘줘 말했다.
손흥민은 이날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발렌시아),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이동경(울산)에 대해 축하와 당부의 말을 동시에 던졌다.
손흥민은 "A매치 데뷔는 축하받을 일이다. 선수들 모두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고, 자신의 노력으로 따낸 결과"라며 "하지만 A매치 데뷔가 전부는 아니다. 이제 대표팀에서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대표팀은 놀러 오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이곳에 왔다.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뽑아낼 선수가 필요하다. 오늘 데뷔한 선수들이 그런 생각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