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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한국, 2050년이면 제주도가 한개씩 사라진다"

사회 일반

    "저출산 한국, 2050년이면 제주도가 한개씩 사라진다"

    "출산율 0.98" 세계최초 0명대 진입
    혼인통계 감소..내년 더 떨어질것
    2050년부터 인구 64만명씩 줄어들것
    '서울공화국' 인구밀도, 출산율에 영향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영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98명. 즉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자녀의 수가 1명이 채 안 된다는 건데요. 이 소식 지난주에 전해 드렸죠. 0명대 출산율은 세계 최초이자 세계 유일의 기록이라는 사실에 참 놀랐습니다. 그런데 놀라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 건지. 또 뭘 어떻게 대비해야 되는 건지 좀 더 깊이 짚어봐야 할 것 같아서요. 오늘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세요. 인구학자 서울대학교 조영태 교수를 연결해 보려고 합니다. 조영태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영태>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출산율 0명대 진입이 세계 최초이자 세계 유일. 진짜 그렇습니까?

    ◆ 조영태> 진짜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규모가 한 5000만 되는 데서 보여진 건 처음이고요. 그동안에 홍콩도 0.99대로 한 번 떨어진 적이 있긴 있어요. 그런데 그런 도시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들 말고 규모가 우리처럼 큰 데. 이렇게 5000만 되는 국가에서 보여진 건 처음입니다.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 김현정> 이번에 나온 통계는 작년 통계인 거고. 올해 합계 출산율을 내년에 계산하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 조영태> 떨어질 겁니다, 올해보다 내년이.

    ◇ 김현정> 어떻게 그렇게 자신 있게 말씀을 하세요?

    ◆ 조영태> 전년도에 결혼 건수가 그 이듬해의 출산율이랑 태어나는 아이의 숫자하고 연관이 꽤 깊어요. 그런데 지금 이미 1월부터 6월까지 보여진 혼인 통계가 이전 년도에 비해서 더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그걸 가지고 생각을 해 보면 아마 올해 출산율, 그다음에 올해 태어난 아이의 숫자는 전년도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김현정> 0.98 기록보다 더 낮아질 것이다. 그럼 우리가 세운 세계 최초 기록을 또 깰 수도 있다는 말씀이네요.

    ◆ 조영태> 그렇죠. 우리가 한 번 또 깰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김현정> 도대체 왜 우리 이렇게 빨리 초저출산으로 진입하는 거죠? 왜 우리만?

    ◆ 조영태> 두 가지 이유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다 궁금한 게 국가가 돈을 그렇게 많이 썼는데 그거 왜 그러냐. 즉 정책이 번짓수를 잘못 잡은 거 아니냐라는 걸 한번 생각해 볼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는 궁극적으로는 여성들의 숫자가 많으면 출산율이 낮아도 많이 태어날 수가 있는데 이미 30년 전쯤에 태어난 여성들의 숫자가 적었던 거예요, 그 이전에 비해서.

    ◇ 김현정> 그 영향도 있군요.

    ◆ 조영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합계 출산율이 어느 정도가 나와야 지금 우리 인구를 유지하는 거예요?

    ◆ 조영태> 지금 태어난 아이들. 한 32만 명 정도가 그대로 유지되려면 그럼 아이를 둘을 낳아야 됩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만나서 아이를 둘 낳아야지만 그 부모의 숫자 2명이 2명으로 유지될 거잖아요.

    ◇ 김현정> 2명이 2명으로 유지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결국 한 여성이 평생 2명의 아이는 낳아야 지금처럼 인구가 쭉 유지되는데 지금 둘이 만나지조차 않는 경우도 많고 만나도 아이를 안 낳거나 1명 낳는 경우도 많고.

    ◆ 조영태> 더 많은 거죠. 작년에 국가는 0.98이었지만 서울시는 0.76이었어요.

    ◇ 김현정> 서울시로만 보면?

    ◆ 조영태> 서울시도 인구가 1000만이잖아요. 이들은 0.76이니까 말을 다했죠, 이제.

    ◇ 김현정> 아니, 왜 결혼 안 하느냐. 왜 아이 안 낳느냐. 이걸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 조영태> 그럼요.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하지만 우리가 현실 그 자체를 분석해 보고 있는 겁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우리 사회가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되는 겁니까?

    ◆ 조영태> 일단 한 가지 좀 명확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인구가 갑자기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서서히죠.

    ◆ 조영태> 왜냐하면 이게 태어난 아이들의 이야기고. 그다음에 태어난 아이들은 앞으로 시장에 오려면 오랫동안 시간이 걸리니까요. 단기적으로는 태어난 아이들이 반드시 써야 하는 그런 상품들. 기저귀도 있을 거고 영유아 용품들이 있는데 그 시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고요. 장기적으로는 제도나 법규들이 있을 텐데 그 제도나 법규는 원래 오래 걸리잖아요, 변화가 되려면. 그러니까 예컨대 지금 대학 입시에서 입시 정원을 그대로 유지를 해버리면 그러면 대학들은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잖아요. 아이들이 30만 명으로 줄었으면 그것에 맞는 입시 제도가 나와야겠죠.

    ◇ 김현정> 그러네요. 사회가 총체적으로 인구가 적은 상황에 대비해야 되는 거고.

    ◆ 조영태> 가장 큰 문제, 우리나라의 인구 변동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고 한다면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른 거예요. 그러니까 살고 있는 분들과 태어난 아이들 사이의 인구 격차라고 할까요. 크기의 차이가 너무 빨리 생긴 거예요. 한 세대 만에 거의 절반으로 줄었거든요.

    ◇ 김현정> 이렇게 되면 젊은층이 노인층을 쉽게 말해서 먹여살려야 하는데 1명의 젊은이가 1명의 어르신을 받치고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게 아닌 상황이 돼버리니까. 이게 참 심각한 문제다라고 가시화되는 건 어제쯤이라고 전망하세요? 이대로 쭉 간다면.

    ◆ 조영태> 이대로 쭉 간다면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서 1년에 제주도 인구 하나가 그냥 사라지는 때가 옵니다. 지금 제주도 인구가 한 64만 명 정도 되거든요. 그 인구가 그냥 없어지는 때가 오는데 그게 2050년부터입니다.

    ◇ 김현정> 2050년부터는 사망을 하는 분들이 계실 거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거고 그래서 갈 제주도 인구만큼이 훅훅 사라져버리는 게 2050년.

    ◆ 조영태> 그렇죠. 2050년부터는 진짜로 제주도 인구가 훅훅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게 다 정해져 있고요. 왜냐하면 30년 정도 뒤에 사망하실 분들의 숫자가 지금 60대잖아요. 그분들이 지금 한 1년에 80만 정도 되시고 그다음에 30년 뒤에 태어날 아이의 숫자는 작년하고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아이를 낳을 건데 32만 명 작년에 나왔으니까 그 절반이 여성들이고 여자 아이들이 16만 명이니까 16만 명이 1명 낳으면 16만 명 나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80만 명 빼기 16만 명 하면 64만 명이 딱 나옵니다.

    ◇ 김현정> 여러분, 0.98명. 합계 출산율 0.98명이 의미하는 게 뭔지는 이제 파악했습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무조건 낳아라. 이건 얘기 안 되는 거라는 건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거고. 행복하게 자발적으로 낳을 수 있는, 낳아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될 텐데 뭐가 절실하다고 보세요?

    ◆ 조영태> 전 세계 국가들의 출산율의 동향을 보면 인구밀도가 매우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그런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지금 청년들이 인구 밀도가 굉장히 높은데 굉장히 많은 전국에 있는 청년들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오고 싶어 하잖아요. 그러니까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이 되면 될수록 출산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거고요.

    ◇ 김현정> 경쟁이 높아져서 취직 자리도 그렇고 집값도 올라가고 여러 가지로 다 어려워지는 거군요, 밀도가 높아지면.

    ◆ 조영태>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모든 동물이나 식물이나 곤충이나 다 마찬가지인데 밀도가 막 높아지면 자기의 생존하고 재생산하고 이 두 가지 본능 중에 뭘 선택하냐 하면 자기의 생존을 선택하게 됩니다.

    ◇ 김현정> 나나 잘 살자.

    ◆ 조영태> 나 살기도 힘들다라고 보시는 게 맞죠.

    ◇ 김현정> 나 살기도 힘든데 무슨 2세.

    ◆ 조영태>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가 계속 서울로 집중하는 그런 정책들을 만들어냈고 그 정책들이 청년들도 따라서 목표가 서울과 수도권인 이런 상황이 지속이 되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좋아질 가능성은 아무리 복지가 좋아도 불가능하다라는 게 인구학자로서의 저의 의견입니다.

    ◇ 김현정> 아까 홍콩이 0명대로 진입한 적이 있다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대입해 보면 똑같은 얘기네요. 밀도가 높은 홍콩.

    ◆ 조영태> 맞습니다, 그럼요. 홍콩, 싱가포르, 마카오 이런 나라들이 다 인구밀도가 굉장히 높은 곳이고 인구밀도가 높으면 그만큼 청년들의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이 상황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지금 모든 사람은 서울로 가야 된다라는 이 상황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아마 우리나라 출산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없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주 좋은 부분 지적해 주셨어요. 기저귀값 더 대주는 문제. 이런 차원의 출산 장려책이 아니라 물론 그것도 필요하겠지만 그것으로 해결되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건 지역 균형 발전, 인구의 분산. 이런 게 해결돼야 된다.

    ◆ 조영태> 그렇죠.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진지하게 인구 문제 고민해 봤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조영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 인구학자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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