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여야는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고성을 지르며 신경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정점식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으면 공부를 할 수 없는 학생들의 기회를 빼앗은 것 아니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수령하는 데 있어 신청 절차가 없었다. 받는 것 자체로 불찰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의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졌고, 답변을 끝마치지 못한 조 후보자는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코이카에 대해서 답변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다.
장학금과 관련한 질문에 앞서 정 의원은 "조 후보자의 딸이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코이카 몽골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썼지만, 코이카에 확인한 결과 해당 기간 봉사단 명단에 조 후보자 딸에 대한 기록이 없다"고 따졌다.
조 후보자는 장학금뿐 아니라 코이카 봉사활동 의혹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여 위원장은 "어느 위원이든 (코이카와 관련해) 물으면 되니까"라며 다른 의원에게 질의 기회를 넘기려고 했다.
이같은 진행 방식에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문제를 삼자, 여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질의 기회를 넘겼다. 그 사이에 조 후보자는 "저희 아이 혼자가 아니라 고등학교 전체에서 같이 갔다"며 "증명서가 명백히 있고 학교 측에 물어보면 된다. 같이 간 사람이 수십 명"이라고 해명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조 후보자가 답변한 이때부터 이 의원의 질의 시간이 카운트(count)되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이 의원의 질의 시간이 줄어들었고, 이에 대해 "말도 시작 안했다"며 항의를 하면서 결국 고성이 터져 나왔다.
여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고 "이 의원께 질의 기회를 드렸고 그동안 후보자는 계속 말했다. 그러면 이 의원이 질의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 "당사자가 질의해야 답변하는 거지, 그렇게 편파적으로 하면 되냐"고 하는 등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항의에 가세했다.
질의시간을 다시 받은 이 의원은 "미국에선 청문회를 '히어링(hearing)'이라고 한다. '히어(hear)'가 무슨 뜻인지 아냐"며 "청문회는 듣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여 위원장은 얼굴을 붉히며 "내가 초등학생이냐"고 재차 언성을 높였고, 이 의원은 "초등학생보다 못하다. 원칙을 지켜달라"고 응수했다.
여당이 진행 방식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자 여 위원장은 "이봐요, 원칙대로 하는 걸 비난하느냐"고 재차 언성을 높였고, 이 의원도 "이봐요? 이봐요? 국회가 이렇다"라고 비꼬며 질의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나중에 발언 기회를 얻고 "위원장께 격한 발언한 걸 사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