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1심 무죄 판결을 뒤집은 건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됐다.
이 혐의는 이 지사가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5월 29일와 6월 5일 열린 경기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친형인 재선 씨의 강제 입원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거나 자신이 절차 진행을 막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1심은 당시 답변을 통해서 추출되는 구체적인 행위의 불분명, 질문과 답변의 의도, 발언의 다의성, 합동토론회의 특성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이 지사의 답변은 구체적인 행위의 존부를 특정할 수 없는 불분명한 발언이었고, 그 발언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대 후보의 질문이나 주장이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또 이 지사의 답변이 그 의도 자체에 대해서도 허위를 말했는지 아닌지 달리 해석되고 평가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는 이 혐의에 대해서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지사가 재선 씨에 대한 강제 입원 절차 진행을 지시하고 이에 따라 재선 씨에 대한 절차 일부가 진행되기도 한 사실을 숨긴 채 (경기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이러한 발언을 함으로써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보아 적극적으로 반대되는 사실을 진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왜곡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며 "그러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발언은 허위사실의 공표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또 이 지시가 당시 이 발언과 관련해 허위 사실 공표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강제 입원 절차 지시 사실을 일반 선거인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보아야 한다"며 "따라서 피고인에게 허위 사실을 공표한다는 고의도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는 데 있어 이 사건 범행이 그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도 고려되지 않았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피고인에게 동종의 공직선거법 위반의 전과가 있다는 사정보다 중요한 양형인자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 진단이 무죄임에도 불구하고 선거방송토론 발언의 일부를 두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확정되면 이 지사는 직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