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된 조 후보자 딸 관련 의혹은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과 단국대 논문 취소 결정, KIST인턴활동 기간 등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해당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져 불법에 해당할 경우, 조 후보자 딸이 입시비리 혐의로 고려대 및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될 가능성까지 있는 상황이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여부…'상장형식' 두고 대립각
청문회는 시작부터 조 후보자 딸이 받은 동양대 총장 직인의 표창장 위조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앞서 동양대 최성해 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이 일련번호·양식이 다르다며 자신이 발급한 게 아니라고 주장해 위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최 총장의 주장 등을 바탕으로 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확보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은 왼쪽 상단에 일련번호, 하단엔 '동양대학교 총장 교육학박사 최성해'라고 적혀 있는데 조 후보자의 딸이 받은 양식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현직 동양대 교수인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가 표창장을 위조해 딸의 의전원 입시에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면,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조서류에 기반한 입시부정에 해당해 조 후보자 딸 또한 입학 취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표창장 위조가 사실이라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한국당의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6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한국당은 표창장 발급 주체를 '영재교육원'이라 주장했지만, 조 후보자는 교양학부 주관의 '인문학영재프로그램'이며 딸이 영어 봉사를 확실히 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언론 보도 등에서는 인문학영재프로그램에서 운영하는 것은 미학, 문학 등 인문학 강의일뿐, 영어 봉사는 없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여당은 쏟아지는 의혹에 다수의 제보를 바탕으로 조 후보자를 옹호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동양대 총장 직인의 표창장을 받은 시민들로부터 온라인 제보를 받은 사진을 공개하며 조 후보자를 거들었다. 해당 표창장들 사진에는 '동양대학교 총장 교육학박사 최성해' 또는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 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했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동양대에서 10여년 간 재직했던 전 직원도 총장 직인의 표창장 일련번호는 부서마다 다르다는 증언을 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동양대 총장 직인이 찍힌 표창장의 종류와 진위 확인 여부에 따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밤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조국 부부, 동양대 총장과 통화 '외압' 논란조 후보자 딸 관련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조 후보자 부부가 동양대 최 총장과 통화를 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지난 5일 검찰 조사를 받은 최 총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조 후보자 부인 정씨가 자신에게 '딸의 표창장이 정상 발급됐다고 해달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당은 이같은 행위가 조 후보자 부부가 최 총장에게 '위증'을 종용한 것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김도읍(왼쪽), 김진태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지난 4일 오전 조 후보자 부부와 최 총장이 통화한 사실을 시간대 별로 공개하며 조 후보자를 압박했다. 아울러 조 후보자 부인 정씨가 최 총장에게 '표창장 위조 논란' 보도와 관련해 항의성 문자를 보낸 사실도 공개했다.
해당 문자에서 정씨는 '그대로 대응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는데 어떻게 기사가 이렇게 나갈 수가 있을지요?', '저는 너무나 참담하다. 저희 학교에서 실제로 많은 일을 부서장 전결로 처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라고 항의했다.
또 '부디 이러한 기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팩트와 상황에 대한 현명한 해명을 부탁드린다'라고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 총장에게 당부를 하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조 후보자와 최 총장의 통화 여부에 대해 묻자, 조 후보자는 부인 정씨가 최 총장과 통화하는 와중에 자신이 전화를 바꿔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조 후보자는 "매우 짧게 통화를 하면서, 제 처가 아주 놀란 상태에서 여러 얘기를 하고 제가 총장님께 '거짓말 하라고 말씀 못드리겠고 좀 조사를 해주셔서 사실 관계를 밝혀주세요' 정도의 말씀 드렸다"고 답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조 후보자에게 당시 통화기록 내역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병리학회의 단국대 논문 취소…소급적용 여부 쟁점조 후보자 딸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작성한 단국대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관련 논란은 대한병리학회의 취소 결정에 따라 소급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3월 병리학회에 등재된 해당 논문은 조 후보자 부인의 지인 단국대 의대교수가 책임저자, 조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록됐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조씨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십을 한 뒤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조씨는 2010학년도 고려대 입시 때 자기소개서에서 '단국대학교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다'고 적었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병리학회는 해당 논문을 이날 직권 취소했다. 조 후보자 딸이 해당 논문을 입시 때 활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입학 취소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조 후보자는 논문 취소와 관련 "취소 문제는 딸 아이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님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해당 논문을 조 후보자가 대신 써준 게 아니냐는 의혹도 쟁점이 됐다. 한국당은 영문 의학 논문 파일 작성자와 최종 저장자에 '조국'이라고 기록된 사실을 지적하고, 당시 서울대 법과대학 PC로 작성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서울대에서 사용하던 중고 PC를 집에 가져와 가족들과 함께 사용했다"라고 해명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6일 오전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딸 스펙 관련 자료를 들어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딸 KIST 인턴 '3일' vs '3주' 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이 인턴을 했다는 키스트의 출석 일수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자소서를 보면 키스트에서 3주간 일했다고 하는데, 키스트 측은 단 3일밖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출입 기록을 요구했다.
조 후보자는 키스트 3일 출근 의혹에 대해 "출입증을 태그하지 않고 같이 간 사람들과 함께 들어간 적도 있다고 한다"라고 반박했다.
또 자료 요구에 대해선 "KIST 자료는 검찰에서 압수수색했다고 들었다"며 "옛날자료이고, 압수수색된 것을 어떻게 갖고 오느냐"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