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골프, TV나 카메라 구입비 등 여가생활과 관련한 지출 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8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2분기 가계의 오락문화 지출(명목)은 19조5천89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2분기 1.4%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놀이공원, 워터파크, 스키장 등에서 쓴 돈과 TV, 카메라, 오디오 구입비가 속한 오락문화 지출은 지난해 빠르게 늘어나며 4분기에 역대 최고를 찍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 2분기 증가율은 4.3%, 3분기는 3.7%였다. 4분기에는 2.1% 늘어난 20조3천483억원으로 20조원대로 올라섰다. TV 소비는 스마트폰 영향에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직장인들의 취미활동이 늘어나며 오락문화 지출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씀씀이가 커지는 연말 효과도 겹쳤다.
올해 1분기에는 4.3% 늘어나더니 2분기에는 증가율이 1.4%로 떨어졌다. 지난해 오락문화 지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소득 증가세가 낮아지며 가계가 여가생활 씀씀이를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 가계의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0.5% 감소하는 등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2분기에는 처분가능소득이 2.7% 증가했으나 소득 증가율(3.8%)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와 달리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3.1%), 음식·숙박(5.1%)은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영향에 의료·보건(10.3%) 지출 증가율도 높았다.
특히 교육비 지출 증가율은 4.5%로 2010년 1분기 5.2% 이후 9년 1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사교육비가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올해에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결과로 보인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보면 초·중·고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29만1천원으로 7.0% 증가하며 2007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가계는 소득이 줄면 오락문화 지출을 가장 먼저 줄인다"며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의 경우 올해 서비스 물가가 오르며 명목 지출도 함께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