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고심 끝에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전 6명의 장관 및 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최기영, 법무부 장관에 조국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정옥,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한상혁,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 조성욱,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은성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9일 개각을 단행한 지 꼬박 한 달 만이다.
당초 지난 2일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문 대통령이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때만 해도 조국 후보자가 지난 주말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검찰이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6일 조 후보자의 부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를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여기에 9일에는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수사 하고 있는 검찰이 관련 펀드 운용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을 넘어 전방위적 검찰 수사에 법무부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따라 붙고 있지만, 결국 문 대통령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인 사법개혁, 특히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조 후보자가 장관의 자리에 올라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또 조 후보자의 지명 철회 시 발생할 지지층 이탈과 국정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조 장관의 개혁 방향에 대해 검찰이 사실상 조직적 저항을 벌이고 있기에 신임 장관이 국정과제를 완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검찰의 칼 끝은 최종적으로 조 장관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원만한 업무 수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아울러, 조 후보자 임명으로 인해 예고된 야당의 반발도 향후 국정운영에 부담감이 될 수 밖에 없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9일 이미 "정권이 몰락해도 좋다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라"며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원만한 민생 법안 처리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8.9 개각을 통해 2기 내각의 완성을 선포하고 분위기를 쇄신해 국민 체감 성과를 내겠다는 청와대의 구상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