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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초세계화 한계…美中갈등서 韓 멀리 떨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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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크루그먼 "초세계화 한계…美中갈등서 韓 멀리 떨어져야"

    9일 'KSP성과공유 컨퍼런스' 기조발제…"과감한 조치로 디플레 막아야" 제언

    폴 크루그먼 교수와 홍남기 부총리가 9일 열린 '2019 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사진제공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미중 및 EU(유럽연합)과 계속 교역을 해야 한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뉴욕시립대 교수는 9일 "한국이 미중 갈등에 직접적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며 제시한 해법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KDI(한국개발연구원) 주최로 열린 '2019년 KSP(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 성과공유 컨퍼런스'에서 기조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먼저 미중 무역갈등에 대해 "세계 2차대전 이후로는 보지 못했던 엄청난 보호무역주의"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은 중국, 인도와 무역전쟁을 하고 있으며 한국 철강산업도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발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쟁 심화는 중국이 위기를 맞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이러한 보호무역주의는 계속 확대될 수 있다"며 "지금은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980년대만 해도 각국이 완제품을 교역했지만, 1990년대부터 여러 단계로 나눠 제품을 생산했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나온 기술로 한국이 부품을 만들고, 이 부품으로 중국 광저우에서 완제품을 만들면서 개도국과 선진국이 모두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물류에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등 이같은 성장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이 쇠퇴하면서 지식 이전과 성장의 추동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기업인들 역시 공급망 체인이 너무 확대됐다는 자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식 이전이 성장에 중요한 만큼, 초세계화가 한계에 달한 상황 속에서 지식공유를 제도화하고 정부는 공공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선 "일본이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는 게 분명하다"며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디플레이션이 한국 경제에서 나타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정부의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과거 일본은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현재 경기가 나쁜 만큼 한국은 단기적인 대응을 취해야 하며 그럴 여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확장적 재정 기조를 통해 경기 부양을 꾀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며 "기업 입장에선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투자를 꺼리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소비 지출을 늘려 경제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이 영향은 크지 않으며 지금처럼 세계 경기 전망이 어두운 시기엔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을 펴 경기를 부양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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