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최첨단 자동 물시계 ‘흠경각 옥루’(玉漏)가 581년 만에 복원됐다.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국립중앙과학관은 9일 조선 최고의 과학기술인 장영실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흠경각 옥루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복원된 옥루는 9일부터 대전 유성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공식 전시를 시작했다.
흠경각 옥루는 조선시대 임금을 위한 자동물시계로, 세종 시절인 1438년 만들어져 침전인 경복궁 강녕전 옆에 설치됐다. 이후 수차례 불타고 복원되는 과정을 되풀이했고, 첫 제작 뒤인 581년 만인 올해 다시 복원돼 중앙과학관 과학기술관에 설치됐다.
1434년에 제작된 자동물시계 '자격루'의 경우 조선의 표준시계로 '정밀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옥루에는 다양한 조형물이 시각적으로 표현돼 있었다는 게 중앙과학관의 설명이다.
옥루를 구성하는 혼의(혼천의)와 기계 시계 장치의 겉은 한지로 만든 산 모양의 조형물이 감싸고 있다. 산 조형물에는 계절의 변화가 표현돼 있고 주위엔 가옥과 농사짓는 사람들을 표현한 조형물들도 있다. 이 밖에 중국의 수차 동력장치 같은 다른 나라의 문물이 융합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중앙과학관은 복원 과정에서 옥루의 시보 장치가 4단이 아닌 5단으로 이뤄졌음도 고문헌 조사를 통해 알아냈다.
정병선 중앙과학관장은 "세계 기계시계 발달사에 한 획을 긋는 흠경각 옥루를 약 600년 만에 복원한 것은 국민 자긍심을 고취하고 관련 분야의 전시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