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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선고 후… 경기도 공무원들, SNS 통해 '격려·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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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선고 후… 경기도 공무원들, SNS 통해 '격려·분노'

    공무원 신분 감안, 은유적 메시지 전달도
    공무원의 정치적 목소리 공개, 반대 의견도 개진

    지난달 2일 경기도청 신관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감·소통의 날' 행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청 공무원들이 무더위 극복 행사에 참여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선고를 받은 후 경기도청 간부 공무원들이 SNS를 통해 응원과 격려, 분노의 글을 잇따라 게시하고 있다.

    어공(임기제 공무원 등)은 물론, 늘공(직업 공무원)들도 동참하고 있는 해당 글들의 경우 법원의 판단에 대해 원색적 비판 목소리가 담겨 있는가 하면, 공무원 신분을 의식해 은유적으로 관련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도청 A국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13호 태풍 링링의 흔적이 남은 산을 찾은 내용을 거론하며 "흩날리는 나뭇잎, 부러진 나뭇가지들, 일주일만 뒤였으면 톡톡 떨어졌을 밤송이... 그래도 뿌리깊은 큰 나무는 그 세찬 비바람을 이겨내고 꿋꿋이 버티고 서있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묄세" 라는 글을 남겼다.

    A 국장은 9일 이 글에 대해 "지사의 항소심 후 관련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충격을 받은 도청의 현재 상황을 빗댄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B 팀장은 선고공판이 있은 다음날 오전 겨우살이 덩굴인 '인동초'를 주제로 SNS에 메시지를 남겼다.

    "인동초를 생각했다. 이제 또 다시 시작한다. 꽃피는 봄을 생각한다. 인동초는 엷은 잎 몇 개로 모진 겨울을 견뎌내고 새 봄에 꽃을 피운다. 숱한 시련에 부딪히면서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희망을 이야기 했고 할 것이다."

    인동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애칭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은 야당총재시절, 광주 민주화운동 묘역을 방문해 "나는 혹독했던 정치겨울동안 강인한 덩굴풀 인동초를 잊지않았다. 모든 것을 바쳐 한포기 인동초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C 팀장은 8일 페이스북에 "이재명을 지켜내자. 서명동의로 국민의 힘을 보여주자. 재판 아닌 정치를 하는 적폐법관의 탄핵을 청원한다. 탄핵이 실현될 수 있도록 입법, 행정부에서 힘을 모아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링크했다.

    그는 이밖에도 6~8일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호소하며 흥분된 어조가 느껴지는 분노의 글을 7개 남기기도 했다.

    "조국과 이재명을 지키는 일은 사법개혁의 시작이다. 판결도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상식은 있어야 한다. 도대체 판사의 머리에 뭐가 들었는가. 도둑질한 증거가 없어서 무죄를 선고하고 도둑질 했냐는 질문에 그러지 않았다는 답변한 걸 허위사실 유포라고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열불난다. 국어인가 일본어인가."

    도청의 정책 관련 D 간부는 9일 SNS에 "해괴한 논리의 판결이다.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된 지사를 상식에 반하는 판결로 당선을 무효화하려 한다. 울화통이 터지지만 신발끈을 굳게 메고, 머리는 차갑게 심장은 뜨겁게 국민과 함께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그날까지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8일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선고와 관련, "배보다 배꼽이 큰 격" 이라며 "항소심의 결과는 결코 경기도민의 선택을 부정하고 이 지사가 일구고 있는 경기도의 변화를 가로막지 못할 것" 이라고 피력했다.

    도청의 한 간부 공무원은 "공직사회 특성과 공무원 신분상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관련 심경을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 이라며 "대부분 공무원들은 내심 이 지사의 2심 판결에 따른 도정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이같은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개진됐다.

    익명을 요구한 간부는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 정치적 목소리에 반대하는 이들도 다수" 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 공무원들은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상고심 결과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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