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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퍼붓고도"…또 충돌한 한국GM, 쳐다보는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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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세 퍼붓고도"…또 충돌한 한국GM, 쳐다보는 산업은행

    임금협상 불발에 한국GM 출범 후 첫 '전면파업'
    노조 "회사가 제시안도 없이 교섭 거부"
    "미래 발전 전망도 안 줘… 정리해고 우려"
    회사 "회사 적자 상황에서 임금 인상 어렵다"
    혈세 8,000억 원 투입된 한국GM… 또 파국

    (사진=자료사진)

     

    지난해 법인분리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빚은 한국GM 노사가 올해 또 다시 충돌했다. 임금 협상에서 노동조합의 요구를 회사가 '무리한 요구'라며 전면 거부하면서 22년 만에 전면파업이 발생했다.

    특히 한국GM은 경영정상화를 명목으로 국민 혈세 8,000억 원이 투입된 사업장이다. 하지만 1년도 채 안 돼 노사는 또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고 혈세를 투입한 산업은행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22년 만에 전면파업 왜 일어났나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생산이 결정된 트레일블레이저 (사진=한국GM 제공)

     

    한국GM 노조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한국GM 노조가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22년 만이자 한국GM이 출범한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2019년도 임금 협상이 불발되자 전면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우선 노조는 ▲ 기본급 12만 3,526원(5.65%) 정액 인상과 ▲1인당 1,650만 원 규모의 성과급·격려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제시안도 없이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며 전면파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는 더욱 큰 문제로 '회사가 한국GM의 미래 발전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한국GM의 발전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2022년 이후 (부평 2공장에 대한) 생산물량을 줄 것인지 확답을 요구했지만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추가 생산물량 배정이 없는 것은 정리해고로 이어진다는 것이 노조의 시각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GM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8,200억 원 자금을 받을 때만 해도 10년간 인력 정리해고 없고 공장을 유지, 발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지금 교섭에서 이렇게 나오는 것은 국가와 국민, 노동자도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회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임금 인상을 포함한 내용의 제안은 교섭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사는 한국GM의 누적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임금 인상은 어렵고 또 지난해 합의에서 임금 문제는 회사의 수익성에 따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한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한국GM은 8,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며 "수익성이 전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 성과금 등을 지불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의 파업에도 회사는 임금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고수할 것"이라며 노조의 미래 발전 전망에 대해서도 "지금은 임금 협상 기간"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 3,0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하고 임금도 동결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또 지난 4월 회사는 팀장급 이상 간부 직원에게는 1,600만 원 상당의 성과금을 지급했다"며 재반박했다.

    ◇ 양보 없는 노사… 8,000억 원 쏟은 산업은행은 관망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기자/자료사진)

     

    노조는 우선 11일까지 파업을 진행하고 추석이 끝난 후에도 파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 역시 "임금 인상 불가를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노사 모두 각자의 입장을 고집하고 있어 파업 등 노사갈등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법인분리 등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경영정상화 명목으로 산업은행의 공적자금 8,200억 원을 분할 지급받았다. 물론 국민 혈세이다.

    지난해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도는 등 파국으로 치닫던 한국GM에 8,000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고 한국GM은 경영정상화를 약속한 바 있다.

    향후 10년간 한국 시장 잔류를 골자로 ▲ 차세대 준중형 SUV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한국 개발·생산, ▲ 추가 R&D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 등을 산업은행에 약속했다.

    차세대 준중형 SUV는 '트레일 블레이저'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으며 차세대 CUV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을 찾은 미국 GM 본사의 해외사업 부문 줄리안 블리셋 사장은 '파업이 계속되면 차량 생산을 위해 기존 한국GM에서 생산 중인 물량 중 일부를 다른 공장으로 돌릴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국 물량을 빼서 해외 공장으로 돌리겠다는 엄포성 발언이다.

    여기에다 한국GM 사상 초유의 전면파업까지 발생하는 등 상황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공적 자금을 투입한 산업은행은 공식적인 움직임 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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