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전날인 8일까지도 지명 철회와 임명 두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참모진마저 문 대통령의 결단을 9일 오전에야 알게 됐다고 한다.
앞서 지난 6일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 대통령의 첫 행선지는 위기관리센터였다. 큰 피해가 우려되는 제13호 태풍 '링링' 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저녁 식사를 마친 문 대통령의 관심사는 조국 임명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저녁 9시쯤부터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핵심 참모들과 함께 조국 임명을 놓고 장시간 토론을 펼쳤다고 한다.
새벽까지 이어진 토론에서 문 대통령은 주로 참모들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한다. 이러한 찬반 의견을 놓고 문 대통령은 토요일이었던 7일 숙고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임명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8일에도 문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후보자 스스로 만신창이라 부를 정도로 우려되는 상황 속, 후보자 부인마저 기소됐고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아 문 대통령의 고민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주말사이 청와대 내부에서도 '무조건 임명 기류'가 바뀐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문 대통령은 청와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에게 '지명 철회와 임명' 두 가지 대국민 메시지를 모두 작성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을 거듭하던 문 대통령은 늦은 밤 최종 결단을 내렸고, 권력기관 개혁 완수라는 목표를 위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게 됐다. 참모진이 작성해 온 담화문 초안도 문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생각과 말로 대부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9일 임명장 수여식에서 "저를 보좌해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는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며 "그 의지가 좌초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 국민들의 넒은 이해와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