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56)과 동양대 교수 정경심(57).
명문대생 자녀를 둬서 주위의 부러움을 샀을 두 엄마가 어쩌면 숨기고 싶었을 과거가 들통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두 사람은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라는 점, 그러면서도 자녀의 스펙 쌓기에 '매니저' 같은 역할을 한 점 등 여러면에서 서로 닮았다.
하나 하나 비교하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나경원 아들과 정경심 딸은 모두 고교 1학년 때 대학교 실험실에서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둘 다 좋게 말하면 엄마의 지극정성, 나쁘게 말하면 엄마의 치맛바람 덕분이었다.
두 사람의 청탁을 받은 사람들(윤형진, 장영표)이 그동안 언론 등에 밝힌 바에 따르면 나경원 아들은 2014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윤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 실험실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생체신호 측정 및 분석 등을 수행했다.
정경심 딸은 2007년 7월에서 8월 사이 2주간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연구를 위한 실험에 참여한 뒤 결과물인 논문을 영작했다.
나경원은 윤형진 교수와 서울대 82학번 동기다. "아들이 미국 뉴햄프셔 과학경진대회에 출품할 연구를 도와달라"며 윤 교수에게 부탁했고, 윤 교수는 나경원의 아들에게 서울대 실험실을 허락했다.
정경심은 장영표 교수와 지인 관계다. 딸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된 장 교수 아내를 통해 "한영외고 유학반인 딸이 해외대학에 진할 수 있게 단국대 실험실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달라"고 장 교수에게 요청했다.
나경원 아들은 당시 연구결과물을 토대로 작성한 연구결과물을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이 결과물에 그는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경심 딸 역시 인턴활동을 하면서 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은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지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는 이들이 각각 2016년 미국 예일대학교 화학과와 2010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하는 데 일정 정도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자녀를 매개로 한 두 사람의 인생 역정을 비교해보면 여러면에서 유사하지만 지금은 너무도 다른 위치에 서있다.
정경심 엄마는 무시무시한 검찰의 수사를 앞두고 있고, 나경원 엄마는 그 검찰의 수사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녀의 황제 스펙이 알려졌을 때 둘의 대응도 차이가 있었다.
남편의 청문회를 앞둔 정경심 엄마는 제1저자 프레임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몇날몇일 언론과 여론의 재물이 됐다.
반면 나경원 엄마는 정경심 엄마의 시행착오를 목격한 때문인지 발 빠르게 '법적 대응' 카드를 내세우며 무분별한 언론 보도 양산을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두 엄마의 운명은 아직은 진행중일 터다. 그들의 미래를 누군들 예측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