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 2010년부터 의류점을 운영한 전모(46)씨는 가게 운영자금과 생활비를 채우려고 3천만원 빚을 냈다. 사업 부진에 기존 대출을 고금리 대출로 돌려막으면서 원금이 1년여 만에 4천500만원으로 불어났다. 한 달에 버는 돈보다 갚아야 할 금액이 많아진 상황에서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개인워크아웃을 알게 됐다.
현재 전씨는 개인워크아웃으로 채무를 조정해 3년 이상 정상 상환한 상태다. 그 사이 신용등급은 10등급에서 3등급으로 올랐고,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모(50)씨는 1년에 2천400만원을 벌지만, 소득 증빙이 안 돼 1금융권 대출을 못 받았다. 카드론 230만원가량을 연 21% 금리로 사용하면서 신용등급은 8등급까지 떨어졌다. 이씨는 최근 서민금융진흥원 '햇살론 17'을 통해 1천200만원 대출을 연 17%대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성실 상환하면 매년 금리는 더 낮아진다.
전씨처럼 사업 부진이나 갑작스러운 실직, 질병, 사고 등이 일어났을 때는 누구라도 채무 연체에 빠질 수 있다.
빚이 빚을 낳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수렁에 빠졌을 때 구제하는 채무조정 제도가 있다.
신복위 개인워크아웃과 프리워크아웃은 정상적으로 갚을 수 없는 채무를 일부 감면하고 나머지는 형편에 맞게 천천히 갚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먼저 개인워크아웃은 연체 기간이 90일(3개월) 이상인 채무자가 지원 대상이다. 연체 중인 이자와 원금 일부를 감면한 다음, 남은 채무를 최장 10년까지 분할 상환하게 지원한다.
프리워크아웃은 연체기간이 30일 초과 90일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짧은 채무자를 지원한다. 원금 감면은 없지만, 이자율을 낮추고 최장 10년까지 나눠 갚을 수 있도록 조정해 준다.
신복위는 채무자가 법원에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무료로 도와주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4만8천여명이 신복위 채무조정을 받았고 1천400여명이 개인회생·파산 지원을 받았다.
신복위 관계자는 12일 "채무조정 제도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연체가 고민될 때는 가까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채무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받아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연체는 없으나 무거운 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다면 서민금융진흥원 '햇살론17' 상담을 받아볼 만하다.
이달 2일 출시된 '햇살론 17'은 국민행복기금을 활용한 저소득·저신용층 대상 대출로 간편 심사를 통해 최대 700만원을 연 17.9% 금리로 대출할 수 있다.
돈이 더 필요하면 전국 28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신용정보·소득·용도·상환계획 등을 점검하는 정밀심사를 받고 1천4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연체 없이 잘 갚으면 금리가 매년 1.0~2.5%포인트 낮아진다. 매월 원금·이자를 나눠 갚는 방식으로, 만기는 3년 또는 5년이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돈이 생기면 언제든 갚아도 된다.
연 소득이 3천5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이면서 연 소득이 4천500만원 이하여야 이용할 수 있다.
햇살론17은 9일까지 6영업일간 총 3천659건(277억9천만원 상당) 대출이 실행됐다.
상담 예약이 밀려들면서 11일 기준 1천500명이 줄을 섰다. 28개 센터 대부분 이달 말까지 예약이 마감됐고 대구, 광주는 10월 셋째 주까지 예약이 찼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기존에 연 20% 이상 대부업 대출이나 카드론 등을 이용하던 분들이 대환을 위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