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리아오픈 톱시드를 받은 마리아 사카리.(사진=코리아오픈)
그리스 여자 테니스 간판 마리아 사카리(24)가 첫 코리아오픈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카리는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 코트에서 열린 '2019 KEB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 단식 대진 추첨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기기 위해 왔다"면서 "경쟁자가 많아 첫 라운드에서 질 수도 있지만 컨디션이 좋아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 랭킹 28위인 사카리는 이번 대회 톱시드다. 2015년 프로 데뷔 후 올해 4월 라바트오픈에서 생애 첫 투어 우승을 차지한 사카리는 개인 최고 랭킹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다.
코리아오픈은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다.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까지 통틀어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프로 국제대회다.
그런 만큼 팬들의 열기도 뜨겁다. 특히 2017년 단식 결승에서는 엘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가 9000여 명 구름 관중의 열렬한 응원 속에 정상에 올랐다. 그해 프랑스오픈에서깜짝 우승한 뒤 코리아오픈까지 제패한 오스타펜코는 한국 최고의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사카리도 한국에서 스타로 거듭나려는 욕심이 있다. 이날 회견에서 사카리는 "오스타펜코는 2년 전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유명해진 데 이어 코리아오픈도 우승해서 한국 팬들의 응원을 많이 받았다"면서 "나도 많은 관중 앞에서 기운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코리아오픈에 대한 좋은 기억도 있다. 사카리는 지난해 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 사카리는 "한국 팬들은 매우 친절해서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서 "지난해도 4강에서 많은 응원을 받았는데 좋은 경험을 한 만큼 올해 더욱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우승 길목이 쉽지는 않다. 이날 대진 추첨 결과 사카리는 1회전에서 예선 통과자와 맞붙지만 4강전이 고비다. 3번 시드의 43위 카롤리나 무코바(체코), 5번 시드 46위 아얄라 톰리아노비치(오스트리아) 혹은 오스타펜코 중에 1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스타펜코는 최근 랭킹이 75위까지 내려가 있지만 그랜드슬램 우승자인 만큼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사카리는 "많은 좋은 선수들이 있어 매 경기가 위험하다"면서 경계심을 드러냈다. 과연 사카리가 코리아오픈의 여왕에 등극해 톱시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