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지난해까지 급증하던 주택 증여가 올해 들어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증여 열풍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의 증여가 급감했다.
1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주택 거래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의 주택 증여 건수는 총 1만1천2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월) 1만5천63건 대비 2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와 인천이 각각 16.4%, 26.0% 증가하고, 대구(10.7%)·대전(18.2%)·광주광역시(39.9%) 등 '대대광' 지역의 증여가 늘어난 것과 비교해 다른 양상이다.
올해 7월까지 전국의 주택 증여 건수가 총 6만3천665건으로 작년 동기(6만4천238건) 대비 불과 1.8% 줄어든 것과 비교해도 서울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강남 4구의 전반적인 감소세가 두드려졌다. 강남구는 지난해 7월까지 증여건수가 1천762건에 달했으나 올해는 959건으로 45.6% 줄었다.
송파구는 지난해 1천380건에서 올해 734건으로 46.8% 줄어 강남구보다도 감소폭이 더 컸다.
또 서초구는 지난해 1천594건에서 올해 957건으로 39.9%, 강동구는 지난해 1천32건에서 올해 665건으로 35.6% 각각 감소했다.
서울에서 주택 증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영등포구로 지난해 1천115건에서 올해 288건으로 73.2% 급감했다.
이밖에 금천구(-50%), 동작구(-31.5%), 광진구(-28.3%) 등도 서울 평균 이상으로 증여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등 부동산 증여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서울지역에서 증여가 활발하게 이뤄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자이'처럼 분양가가 낮아 시세차익이 큰 신규 분양 아파트에서는 추후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당첨자의 이름을 부부 공동명의로 바꾸는 무더기 증여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증여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발표된 9·13대책의 대출 강화에 따라 자녀 등에게 전세금이나 주식담보대출을 끼고 소유권을 넘기는 '부담부(負擔附) 증여'가 어려워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조치로 절세 목적의 증여는 계속되고 있지만 작년 집값 과열기와 비교해 신규 취득을 동반한 증여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9·13 등 정부 규제로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 집값이 하락하며 예년에 비해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영향도 크다.
김종필 세무사는 "집값이 오르면 증여세 부담도 커지지만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부담 때문에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상 집값 상승기에 증여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면서 증여 등 세금 상담이 늘고 있는데 증여건수가 작년 수준을 넘어설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