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호가 15일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 결승에서 윤성민을 누르고 우승한 뒤 황소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영암=대한씨름협회)
손명호(의성군청)의 삭발 투혼이 2년 3개월 만의 장사 타이틀이라는 값진 결과를 냈다.
손명호는 15일 전라남도 영암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19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140kg 이하) 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윤성민(영암군민속씨름단)을 3 대 0으로 완파했다.
생애 세 번째 꽃가마에 올랐다. 손명호는 2016년 추석대회, 2017년 단오대회에서 백두장사에 오른 이후 2년여 만에 황소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쟁쟁한 8강 대진 속에 결국 손명호가 웃었다. 이번 대회 8강은 장성복(양평군청), 정창조(수원시청) 등 천하장사 출신만 3명, 백두장사는 2명이나 포함된 이른바 '죽음의 조'였다.
하지만 손명호의 대진이 살짝 유리했다. 8강에서 손명호는 김향식(동작구청)을 제압한 데 이어 4강에서 임진원(영월군청)까지 2 대 0으로 눌렀다.
반면 윤성민은 거푸 천하장사들을 상대했다. 8강에서 2016년 역대 최고령(36세) 천하장사였던 장성복을 눌렀다. 4강 상대는 정경진(울산동구청)과 천하장사 대결에서 승리한 정창조(수원시청). 그러나 윤성민은 정창조마저 2 대 0으로 완파하며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윤성민의 돌풍은 베테랑 손명호에게 막혔다. 손명호는 첫 판을 덮걸이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둘째 판에서도 들배지기로 윤성민을 눕혔다.
벼랑에 몰린 윤성민이 셋째 판에서 공세에 나섰지만 손명호의 노련함을 넘지 못했다. 손명호는 여유있게 배지기로 우승을 확정했다. 손명호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한 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로 장사의 위엄을 뽐냈다. 윤성민은 한라급에서 전향한 이후 이어진 부진을 떨친 데 만족해야 했다.
손명호는 태백급(80kg 이하) 윤필재에 이어 소속팀 의성군청에 두 번째 대회 장사 타이틀도 안겼다. 안방에서 경기를 펼친 영암군민속씨름단은 부담 때문인지 아쉽게 한 체급도 장사를 배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