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출신의 알렉스는 재수 끝에 특별 귀화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사진=한국배구연맹)
결국 알렉스(경희대)가 V-리그 입성을 눈앞에 뒀다.
홍콩 출신 알렉스는 16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한 차례 귀화를 추진했다가 실패해 1년 더 경희대에서 활약했던 알렉스는 다시 한번 특별 귀화를 신청해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얻었고, 결국 대한항공이 알렉스를 선택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활약한 많은 귀화 선수, 그리고 남자 농구대표팀의 라건아(모비스)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특별 귀화는 세계 무대에서 자신이 속한 종목의 경쟁력을 뚜렷하게 끌어올릴 재능을 가진 선수에게만 허용됐다.
하지만 알렉스의 사례는 조금 다르다. 더욱이 지난 시즌 한국 국적 과정이 혼선을 빚으며 일본 무대 진출설이 제기되며 알렉스의 진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던 만큼 그의 두 번째 V-리그 신인 드래프트 도전은 더욱 관심을 모았다.
특별 귀화가 추진중인 만큼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서는 그의 가치를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리기도 했다. 결국 그는 '빅 3'로 평가된 선수들은 물론, 고교졸업예정자에게도 순서가 밀려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의 선택을 받았다.
알렉스는 특별 귀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반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까지 V-리그에 등록할 수 없다. 홍콩에서 2년이나 대학을 다닌 데다 경희대도 5년을 다닌 만큼 26세의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러 위험 부담에도 불구하고 알렉스는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비록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많은 친척이 한국을 찾아 드래프트 현장을 찾은 가운데 알렉스는 능숙한 한국말로 “너무 감동해서 울 뻔 했는데 남자니까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최대한 빨리 적응하고 운동도 노력하겠다. 팬들에게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특별 귀화 실패의) 위험 부담을 알고 뽑았다”면서 “대학에서 졸업했다고 해서 즉시전력감으로 뛰는 것은 쉽지 않다. (귀화 결과에 따라) 올 시즌에 바로 쓸 계획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성준 코치도 “센터 포지션 외에도 라이트 포지션도 가능한 선수다. (귀화 결과를 기다리며) 충분히 팀에 녹아 들고 투입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