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고 리베로 장지원은 예정된 대학 진학고 포기하고 프로의 문을 두드려 당당히 1라운드에 우리카드의 지명을 받았다.(사진=한국배구연맹)
“프로에 가서 더 센 공을 받고 싶었어요”
고교 명문 남성고 출신의 장지원은 16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한양대 진학 예정이던 장지원은 유스 대표팀에 차출돼 우리카드와 합동 훈련에 나섰다가 신영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결국 삼성화재의 수련선수로 지명된 이정후(문일고)와 함께 과감하게 프로의 문을 두드렸고,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1라운드에서 지명됐다.
고교생 신분으로 1라운드에 지명된 것은 2016~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허수봉이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은 이후 4시즌 연속이다. 2017~2018시즌에는 최익제(KB손해보험)와 임동혁(대한항공)이, 2018~2019시즌에는 이태호(한국전력)가 1라운드 지명의 영광을 안았다.
179.4cm로 배구선수 치고는 신장이 작은 편이나 2018년 U18 유스 대표팀, 2019년 U19 유스 대표팀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태백산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상도 받았다. 덕분에 대학 무대를 거친 리베로 포지션의 형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프로무대 입성의 기회를 얻었다.
나이는 어려도 장지원이 일찌감치 프로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기자회견장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취재진을 앞에 두고도 장지원은 침착하게, 때로는 당돌하게 자기 생각을 밝혔다.
“예전부터 프로에서 오라고 하면 무조건 간다고 생각했다”는 장지원은 “유스 대표팀에서 세계선수권을 가기 전에 신영철 감독님이 잘 봐주셨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잘 됐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며 “프로에 가서 잘 버티고 이겨내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경기에 뛰는 것이 목표”라고 프로 입성의 소감을 밝혔다.
장지원이 예정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2019~2020 V-리그 신인 드래프트의 문을 두드린 이유는 단순했다. “프로에 가서 더 센 공을 받고 싶었다”는 그는 “세계 대회를 가니까 외국 선수들의 힘이 좋아서 내가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아직 많이 더 배워야 할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