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김용범 제1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사진제공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아 수급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진단을 정부가 내놨다.
기획재정부 김용범 1차관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사우디 사태에도 단기적으로 국내 원유 도입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당분간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최대 20년의 장기계약 형태로 도입되고 있다"며 "사우디 정부도 자체 비축유를 통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정유업계 점검 결과를 보더라도 원유 선적 물량과 일정에 아직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중동 지역의 불안 요소가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해 대비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정부는 국내외 유가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시엔 정유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대체 수입선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급이 악화될 경우 정부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 비축유 및 재고 방출도 검토할 수 있다"며 "수급 안정을 위해 방출할 수 있는 물량은 전략 비축유 9600만 배럴을 포함해 2억 배럴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시설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사우디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은 평소의 절반인 570만 배럴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급등,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6일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4.7%(8.05달러) 뛴 62.90달러를 기록했다.
김 차관은 국제 금융시장에 대해선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 브렉시트 등 주요 이벤트 일정에 맞춰 금융시장에 대한 비상대응계획을 선제적으로 재점검하겠다"며 "변동성이 커질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엔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실장,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