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러시아와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4차전에 김연경과 이재영 등 주전 선수를 대거 제외한 채 경기하며 19일 카메룬전 승리를 준비했다.(사진=FIVB)
러시아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충분히 계산된 패배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18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월드컵 4차전에서 0-3(25-18 29-27 25-12)으로 패했다.
FIVB랭킹 9위 한국은 중국(2위)과 도미니카 공화국(10위)에 연패한 뒤 지난 16일 일본(6위)을 꺾고 뒤늦게 대회 첫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FIVB랭킹 5위 러시아에 막혀 연승 도전이 무산됐다. 이 패배로 지난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륙간 예선전에서 당한 아쉬운 역전패 설욕도 좌절됐다.
무엇보다 올림픽 본선행이 확정된 뒤 눈을 찢는 인종차별적인 세리머니로 논란이 됐던 이탈리아 출신 세르지오 부사토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한 뒤 상대하는 첫 경기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결과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블로킹에서 2-10으로 열세에 그친 데다 서브 득점도 3-7로 열세에 그쳤다. 공격 득점 역시 33점으로 러시아(43점)보다 적었다.
강소휘(GS칼텍스)가 팀 내 최다 9득점했고 박정아(한국도로공사)와 김희진(IBK기업은행)이 각각 8득점, 7득점을 보탰다. 반면 러시아는 나탈리야 곤차로바(14득점)을 비롯해 네 명이나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해석해야 한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엑자시바시)과 이재영(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오지영(KGC인삼공사) 등 앞선 경기에서 주전으로 활용했던 선수에게 대거 휴식을 줬다. 대신 강소휘, 이소영(GS칼텍스)와 박정아, 하혜진(한국도로공사), 박은진(KGC인삼공사), 김해란(흥국생명) 등에게 출전 기회를 나눴다.
강호 러시아를 상대로 주전급 선수를 대거 제외한 것은 19일 열리는 카메룬과 6차전 승리를 준비하는 라바리니 감독의 전략적 선택이다. 카메룬은 FIVB랭킹 17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더욱 확실하게 승리를 거두기 위해 주전급 선수에게 휴식을 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