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전동리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 가운데 방역 요원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고태현 기자)
"지난해 최신 시설로 축사를 새로 짓고 돼지를 입식한지 1년도 채 안됐을 텐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 참 걱정스럽네요."
18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에서 만난 김모씨는 연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 거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백학면에서 한식부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 씨는 ASF가 발생한 전동리의 돼지농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축사 짓는 동안 농장에 식사를 배달했다.
김 씨는 "축사를 새로 짓고 돼지를 입식한지 1년도 안됐을 텐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니 안타깝다"며 "해당 농장은 농장주의 아들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해당 농장은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가 12월 완공됐다. 최신 시설을 갖춘 농장에는 2,432두의 돼지를 사육 중이다.
바로 옆에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농가가 위치해 있고, 이곳에는 2,300두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농장주는 2004년부터 이곳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했다.
부자(父子)가 운영하는 농장 2곳의 돼지는 모돈 370두, 자돈 1,930두, 비육돈 2,432두 등 총 4,732두다.
앞서 오전 9시 ASF가 발생한 전동리의 돼지농가는 방역원에 의해 출입이 통제돼 있었다. 바리케이트 양옆으로 방역원 2명이 서 있었고, 방역차는 수시로 농장 주변에 소독약을 뿌렸다.
18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전동리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 가운데 방역 요원이 농장에 출입하는 관계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고태현 기자)
살처분 준비를 위해 포크레인이 들어갔고, 농장에 들어가는 관계자들은 출입 통제선에서 신원 확인을 거쳐 방역복을 입은 뒤에야 농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현장에 몰려 열띤 취재도 이어졌다. 방역 관계자는 "주민들도 출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만큼 통제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ASF가 발생하자 농장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농가에서 7년간 일했다는 네팔 출신 외국인 근로자 A씨는 "발병 소식을 들었는데 어제 돼지 한 마리가 죽어 깜짝 놀랐다"며 "평소 철저히 방역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농장주 홍모씨도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바쁘고 (살처분을) 안에서 하니까 뭐 특별하게 말씀드릴 게 없다"며 "매몰 준비 작업을 하고 있으니 그렇게만 알고 있어 달라"며 급히 전화를 끊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7시 연천군의 양돈농가에서 ASF 의심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ASF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에서는 전날 오전 10시쯤 돼지 한 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해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 신고했다.
방역당국은 신고접수 직후 해당 농가에 초동 방역팀을 투입해 사람과 가축, 차량 등의 이동을 통제하고, 긴급방역 조치를 실시했고, 현재 살처분이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은 연천 농장이 ASF가 최초 발생한 파주 양돈농가에서 50km 정도 떨어진 곳인 만큼 두 농장간의 연계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