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이 19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의 DNA가 당시 10건의 사건 가운데 3건의 피해자 유류품에서 채취된 DNA와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모(56)씨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은 "지난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당시 사건의 현장 증거물들에 대한 DNA 감정을 의뢰했다"며 "현재까지 3건의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수사중"이라고 설명했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A 씨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도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다.
5차 사건은 1987년 1월10일 오후 8시 50분 화성시 태안읍 황계리 논에서 홍모(18) 양이 스타킹으로 몸이 묶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1988년 9월 7일 오후 9시 30분 화성시 팔탄면 가재리 농수로에서에 발견된 7차 사건의 피해자 안모(52‧여)씨도 블라우스로 양손이 묶이고 중요부위 훼손된 상태였다.
9차 사건의 피해자는 김모(13)양으로 1990년 11월 15일 오후 6시 30분 화성시 태안읍 병점5리에서 스타킹에 묶인 상태로 발견됐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유력한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경기남부경찰청 2부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고 미제사건수사팀, 광역수사대, 피해자 보호팀, 진술 분석팀, 법률 검토팀, 외부 전문가 자문 등 57명으로 수사 본부를 꾸리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반 본부장은 "앞으로도 국과수와 협조해 DNA 감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수사기록을 정밀 분석하고 사건 관계자, 당시 수사팀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대상자와 화성연쇄살인 사건과의 관련성을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