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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삭발' 피로감…한국당, 정책 투쟁으로 선회

국회/정당

    '릴레이 삭발' 피로감…한국당, 정책 투쟁으로 선회

    황교안 대표 등 약 20명, '反조국' 릴레이 삭발
    삭발 릴레이 길어지며 피로감‧희화화 등 지적 나와
    文 정권 '경제 실정' 겨냥 선회…오는 22일 성장담론 '민부론' 선보여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지난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내 조국 법무장관 사퇴‧파면을 촉구하는 릴레이 삭발 투쟁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가운데 이젠 경제 이슈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황교안 대표의 적격적인 삭발 이후 당 안팎 인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삭발 행렬에 동참했지만, 삭발 투쟁이 길어지면서 희화화 및 피로감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현 정권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에 맞선 대안으로 '민부론(民富論)' 최종본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만큼, '조국 사태'를 정책투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내외 20여명 릴레이 삭발…피로감 등 우려 삭발 자제령

    20일까지 조 장관 임명 강행을 규탄하는 릴레이 삭발에 참여한 한국당 안팎의 인사들은 약 20명에 달한다. 소속 의원 중엔 지난 11일 박인숙 의원이 첫 스타트를 끊었지만, 본격적인 릴레이 행렬은 지난 16일 황 대표의 삭발 이후 불이 붙었다.

    지난 17일 강효상, 18일 이주영·심재철, 19일 경북지역 5명 의원 등이 동참했고 이날 부산에서 이헌승 의원이 합류하면서 총 10명의 의원이 머리를 밀었다. 원외 주요 인사 중에선 김문수 전 지사와 김기현 전 울산시장 등도 참여했다.

    릴레이 삭발은 추석명절 이후 보수층 결집 등 상당 부분 효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특히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 최초로 전격 삭발을 감행하자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며 당 지지도 상승 효과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지난 17~19일,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8%, 자유한국당 24%, 바른미래당 7%, 정의당 7%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관의 직전 조사와 비교해보면, 민주당은 2%포인트 하락했지만, 한국당은 1%포인트 상승했다. 양당의 격차도 14%포인트로, 전주(17%포인트)보다 3%포인트 좁혀졌다.

    문제는 삭발 행렬이 길어지면서 피로감이 겹치는 동시에 투쟁이 희화화 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당 지도부에선 삭발 자제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삭발에 대한 선택은 개인 자유지만, 당을 위해선 이젠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황 대표도 다음주 초엔 공식적으로 자제를 부탁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국회 본청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촉구하며 삭발식을 마친 이만희, 김석기, 최교일, 송석준, 장석춘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득주도성장 겨냥 '민부론' 발표…"이제는 경제"

    한국당은 '조국 사태'로 얻은 대여(對與) 투쟁을 펼칠 절호의 기회를 '경제' 이슈로 이어갈 방침이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하는 단계를 넘어 대안을 제시해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당은 오는 22일 당 대표 직속 기관인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가 만든 '민부론(民富論)' 최종본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 정부의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시장경제 회복과 투자‧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담론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 행사에선 내용과 함께 형식에서도 변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황 대표가 직접 캐주얼 차림으로 PPT(프리젠테이션)로 민부론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는 등 기존 보수정당과 다른 면모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지도부가 원외투쟁에서 정책투쟁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당내에서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가 흐른다. 조 장관 임명 강행으로 인해 이탈한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으로는 '경제' 이슈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당내 한 초선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까진 우리당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등 방법론 수준에 머물렀지만 '민부론'은 비전과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조 장관 사태를 계기로 20대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공정' 문제는 보수 진영이 추구하는 가치에도 포함되기 때문에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도 통화에서 "겉으론 조 장관 문제로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기저엔 경제 불안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며 "일반 국민들에게 가장 와닿는 게 경제이기 때문에 총선이슈도 결국 경제문제로 끌고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총선을 약 7개월 앞두고 여당이 먼저 공천 물갈이 의지를 보인 가운데 한국당 또한 인적쇄신 작업으로 이슈 메이킹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당무감사위원 교체 후 9명을 새로 임명한 만큼, 각 당협위원장에 대한 평가 자료를 연말 공천 심사에 반영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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