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제 17호 태풍 '타파'가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 앞바다까지 다가왔다. 이후 제주도 동쪽 바다를 지나 밤 사이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로 빠져나갈 전망이어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
기상청에 따르면 '타파'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제주도 서귀포 남쪽 약 230 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8km의 빠른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한 '타파'의 최대 풍속은 초속 35m(시속126km), 강풍 반경은 약 350km에 달한다.
타파는 이날 오후 3시쯤 서귀포 남동쪽 약 90㎞ 바다를 지나 이어 오후 9시쯤에는 부산 남쪽 약 70㎞ 바다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다음날인 23일 새벽 3시쯤 독도 남서쪽 약 110㎞ 바다를 지나 같은 날 오전 9시쯤 독도 동북동쪽 약 220㎞ 바다를 통과하면서 한반도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오전 7시 30분 기준 제주도와 남부지방 대부분 지역에는 태풍 특보가, 대부분 해상에는 풍랑 또는 태풍 특보가 발표된 상태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강수량은 제주 어리목 476.0㎜, 경남 산청 203.5㎜, 전남 보성 152.5㎜ 등을 기록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에서도 출항 예정이었던 비행기와 배들이 발이 묶이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김해공항은 이날 국제선 30편, 국내선 42편 등 총 72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오전 7시 50분에는 윈드시어(돌풍) 경보가 발령돼 항공기 이착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공항에서 이날 오전 운항계획이 잡혔던 모든 항공편이 전편 결항 조치됐다.
부산항에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선박 입·출항이 전면 중단됐고 항만에 정박해 있던 선박 수백여척도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도와 남부지방 및 도서지역에는 매우 심한 강풍과 호우가 예상된다"며 "강풍 등으로 인한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풍으로 인한 첫 사망자도 나왔다. 22일 밤 10시 25분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 기둥이 무너지면서 주택 일부가 붕괴했다.
이 사고로 주택 1층에 살고 있던 A(72‧여)씨가 잔해물에 깔려 사고 발생 9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과 울산 태풍이 인접해 지나가는 지자체에서는 역대급 강수량을 기록했던 2016년 태풍 차바의 악몽을 떠올리며 '타파' 북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고층 빌당이 모여 있는 해운해 마린시티 등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는 월파와 시속 180km(초속 50m) 이상의 강풍도 예상되는 만큼 지자체와 소방당국, 주민들이 만전을 기하고 있다.